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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넘게 지속된 기록적인 찜통더위에 이은 극심한 가뭄으로 전국이 바싹 타들어가고 있다. 남해안과 충청남북도 등 일부 지역은 이미 가뭄이 심각한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예년보다 일찍 장마가 끝나고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전국에 평균 7.6㎜의 비만 내렸을 뿐이다. 이는 같은 기간 평년 강수량 128.8㎜의 5.9％에 불과하다.
이 기간 지역별 강수량을 보면 비가 가장 많이 온 동두천도 58.7㎜로 평년의 절반에 못 미친다. 이어 서울 35.6㎜, 철원 32.6㎜, 청주 27㎜ 등 강수량이 많은 편인 곳도 예년 수준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남부지방은 가뭄이 더욱 심각한 상태다. 특히 울산을 비롯한 창원ㆍ목포ㆍ여수ㆍ진주ㆍ부안ㆍ거제 등 상당수 지역에서는 폭염 기간 비가 한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합천 0.7㎜, 보성 0.4㎜, 진도 0.3㎜, 밀양 0.1㎜ 등 비가 한번 이상 내린 곳도 강수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기상청은 폭염으로 인해 전국 상당수 지역이 이미 농사에 지장을 입을 정도로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의 가뭄판단지수를 보면 남해안과 영남ㆍ충청 내륙, 경기ㆍ강원 북부, 서해안 일부 지방 등 전국 곳곳의 가뭄지수가 ‘매우 위험’ 단계를 보이고 있다.
가뭄판단지수는 강수량과 일사량 등을 종합해 가뭄의 정도를 ‘습함’, ‘정상’, ‘가뭄’, ‘매우 위험’ 등 네 단계로 구분한다. ‘매우 위험’ 단계는 작물에 손실이 생기고 물 부족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이로 인해 지난 7일 현재 전국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지난해 이맘 때보다 20％ 이상 낮은 59.8％까지 떨어졌다. 전북(51.5％), 충남(52.0％), 인천(52.0％), 전남(57.8％) 등지역의 물 부족이 심각한 상태다.
전국이 여름 가뭄에 시달리는 이유는 올 장마기간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적었고 장마가 끝난 뒤에도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마가 물러간 직후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빠르게 뒤덮으면서 비가 많이 내릴 만한 조건이 만들어지지 못했다.
올해 장마기간 평균 강수량은 292.1㎜로 평년 357.9㎜의 81.6％에 불과했다. 기상청은 오는 11∼12일 제11호 태풍 ‘하이쿠이’의 영향으로 남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으나 비의 양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번 가뭄을 해결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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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