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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듯한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무턱대고 분수대에 들어갔다가는 자칫 대장균으로 목욕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환경부는 전국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물놀이 수경시설(분수)의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총 567곳의 수경시설 가운데 28곳이 수질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서울 8곳, 인천 3곳, 경기 11곳에서는 대장균이 나왔고 탁도와 산도가 기준치를 넘은 곳도 있었다. 또 수질분석을 실시하지 않거나 월 1회 이상 실시하지 않은 시설이 전체의 22.7%인 129곳이나 됐다.

 

수경시설이란 수영장처럼 물을 이용한 스포츠 공간을 제외한 분수, 폭포 등의 물놀이 시설을 의미한다.

 

이번 점검에서 서울시내 한 바닥분수의 경우 물 100㎖당 2400마리의 대장균이 검출됐다. 이는 환경부가 마련한 물놀이 수경시설의 대장균 기준치(200마리/100㎖)의 약 12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또 물놀이 용수 기준인 1000마리/100㎖보다도 약 2배 많은 것이다.

 

이런 시설에 어린이가 들어가 장시간 물장구를 친다면 호흡기나 피부가 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을 마셨을 경우에도 해를 입을 수 있다. 대부분의 수경시설이 용수를 재순환하고 있는 만큼 용수가 유아나 어린이들의 입이나 호흡기에 들어가면 피부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

 

 

사정이 이런데도 여름철 어린이 물놀이 시설 위생관리에 대한 법적 규제가 없는 것도 문제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경시설 위생규제에 대한 법적 장치가 없어 점검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조사는 전국 지자체가 운영 중인 공공시설에 한해 수질기준을 조사한 결과인 만큼 민간이 운영하는 수경시설에 대한 철저한 위생관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나타나는 7~8월 중 수질기준 초과시설이나 이용객이 많은 물놀이 수경시설 등을 중심으로 시·도와 합동으로 수질관리 실태를 집중점검할 계획이다.

 

또 민간시설 현황 조사와 의견수렴 등을 통해 수질관리 관리기준에 대한 법제화 방안도 모색키로 했다.

 

김태환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