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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기상관측부이는 ‘바다에 떠있는 기상대’라고 불린다. 항상 바다에 떠있으면서 기상과 해양관측을 실시간으로 수행하고 그 결과를 무선 통신으로 전송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람이 하지 못하는 바다에서의 기상 관측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부이의 외관은 소형보트 모양으로 길이는 약 6m, 무게는 약 6t이다. 태풍이나 강한 폭풍 등이 자주 통과하는 악 조건 하에서도 견디도록 설계된다. 바다 위에서 해양기상 감시 및 예보·특보 업무에 활용되는 만큼 고가(高價)이기도 하다.

 

부이는 형상에 따라 원반형과 선박형으로 나뉘는데 원반형 부이는 5억원대, 선박형 부이는 10억원대에 이른다. 기상청은 1996년부터 5대의 원반형 부이를 전국에 설치·운용해 왔는데 모두 외국 제품을 수입해 활용했다.

 

외국 제품은 장애가 발생했을 때 원활한 기술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신속한 수리·복구가 어렵다. 게다가 외국의 해양 환경 및 운영 실정에 적합하게 설계됐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운용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이러한 부이 운영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2005년 운용 환경에 보다 적합한 해양기상관측부이를 개발했다. 국산 해양기상관측부이는 동급의 외국제품에 비해 1대당 약 1억원 이상 저렴하며 이용에도 편리하다. 선박 건조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지금은 전량 국산 장비로 교체된 상태다.

 

현재 기상청은 서해에 3대, 남해에 2대, 동해에 2대, 울릉도와 제주도에 1대씩 총 9대의 국산 기상관측부이를 활용하고 있다. 이 중 선박형이 4대며 운반형은 5대다.

 

부이가 국내 기술에 의해 개발됨으로써 자료 수집율이 향상됐다. 또 기상관측표준화법 시행에 맞춰 세계기상기구(WMO)에서 권고하는 파랑 관측 자료 처리방법을 도입해 해양기상분야에서 세계 기상관측 기술을 선도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국산화된 해양기상관측부이에는 외국의 기존 제품에 없는 레이더반사증폭기, 선박충돌감지시스템, 이동형 원격제어 시스템 등이 설치돼 선박에 의한 충돌 사고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부이가 선박과 충돌하거나 유실됐을 때 신속히 대응하는 체제를 구축해 고가의 국가 재산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 장애가 발생한 경우에도 신속한 기술 지원으로 고장 기간을 줄일 수 있어 빠르고 정확한 해양기상 정보 제공이 가능해졌다.

 

 

기상청은 심해용 해양기상관측부이의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동해 중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해양기상관측부이는 설치 해역의 수심이 약 1518m 이고, 6m급 선박형으로 수심이 깊은 심해에서 사용하는 부이다. 2010년 울릉도에 설치한 부이는 수심이 2200m나 된다.

 

동해와 울릉도와 같은 심해에서 운영할 수 있는 해양 장비는 서해나 남해와 같이 수심이 100m 이하인 얕은 해역에서 운영하는 장비와는 전혀 다른 특성과 위험성이 있다. 그 동안 동해의 해양기상관측부이는 어선들의 잦은 계류선 절단 사고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사고 발생 기간에는 해양기상 감시 및 예보 업무의 정확도 향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기상청관계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계류 방법과 예방 방지 대책을 고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기상관측장비 부이는 거친 풍랑과 싸우며 전천 후 해상의 기상상태를 알려주는 바다의 수호자로서 해상종사자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해상경제활동을 돕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