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릉도·독도 기후변화감시소 착공식
울릉도·독도서 기후변화 철벽감시…한반도 유출입 공기 측정
오염원이 배제된 청정지역인 울릉도와 독도에 기후변화감시소가 설립된다. 현재 서쪽(안면도)과 남쪽(제주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감시체제에 동쪽(울릉도·독도) 감시망까지 더해져 세계적 수준의 기후변화관측 연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청장 조석준)은 10일 울릉도기상대(대장 심원보) 앞 부지에 대규모 기후변화 감시소 연구동 및 연구지원동 등을 설립하는 착공식을 가졌다. 울릉도 기후변화 감시소의 연구동은 지하 1층, 지상 2층 749.60㎡(226.76평), 연구지원동은 지상 2층 362.63㎡(109.69평) 규모로 2013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공사에 들어가는 예산은 총 42억원이다. 독도에는 무인감시소를 설립해 원격으로 관측 및 통제하게 된다.
울릉도·독도 기후변화감시의 의미…국토 3면 감싸는 기후변화감시망 완성
▲ 계절별(풍향별) 기후변화 원인물질의 유출입 변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대기 속 원인 물질은 계절별로 달라지는 풍향을 타고 이동한다. 울릉도와 독도는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빠져나가는 네 가지의 주요 기압계 흐름에 빠지지 않고 포함돼있다. 기후변화 관측에 있어 중요한 지점이란 얘기다. 기존 서해(안면도)와 남해(제주도)의 관측망으로는 일방향의 대기측정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인접국인 일본에서 유입되는 오염·온난화 물질의 측정도 불가능했다.
울릉도·독도에 기후변화감시망이 구축되면 순수하게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기후변화물질량의 산출이 가능해진다. 예컨대 안면도를 통해 들어온 공기가 상공을 지나 울릉도·독도로 빠져나갈 때 대기변화를 비교해 우리나라에서 생성된 기후변화 원인물질의 발생량 계산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기후변화 연구 선진국에서는 이미 전 국토를 감싸는 트라이앵글 구조의 기후변화감시망을 설립해 운영해왔다. 일본의 경우도 중국 경계지역이자 서쪽인 요나구니지마, 동쪽 해양지역 료리, 태평양쪽 미나미도리시마 세 곳에 관측소를 설립해 기후변화를 감시하고 있다.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의 신임철 이학박사는 “네 개의 기압계에 항상 포함돼 있는 울릉도·독도의 관측망 없이는 우리나라 기후변화 측정에 한계가 있다”며 “울릉도·독도에 기후변화감시소가 설립되면 기후변화 원인물질의 발생량을 산출하는 연구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아니라 인접국가간 이동하는 온실가스 감시도 철저해진다. 한반도의 서쪽과 남쪽인 안면도와 제주에서는 주로 중국에서 유출입되는 공기 감시만 가능했다. 이번 울릉도 감시소 설립으로 한반도 동쪽의 공기정보의 모니터링이 가능해져 일본에서 유출입 되는 온실가스의 이동도 감시할 수 있게 됐다.
울릉도 기후변화감시소 관측 현황
현재 울릉도에서는 4개 분야(온실가스, 에어로졸, 오존·자외선, 강수화학)와 관련된 9가지 요소들을 측정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범인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자외선(UVA) 등이다. 매년 최소한 1종의 요소를 추가해 2023년까지 모두 20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온난화의 주범으로 새롭게 대두되는 육불화황의 감시도 시작된다. 육불화황은 온난화효과가 이산화탄소의 2만3900배에 달하고 한 번 배출되면 3200년까지 대기를 데워 치명적이다. 육불화황은 반도체산업에서 주로 생성된다. 반도체 산업 세계 2위 국가인 우리나라가 향후 기후변화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에 서기 위해서는 자료의 선점이 요구되는 분야다.
1999년부터 13년간 기후변화 주요물질을 연구해온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센터에 따르면 안면도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999년 370.7ppm을 기록했던 이산화탄소 농도가 2011년에는 395.6ppm으로 24.9ppm이 증가했다. 전 지구농도(2011년 기준)가 390.5ppm임을 고려할 때 5.2ppm 가량 높은 수치다. 동쪽 대기 분석이 시급하다는 반증이다.
원격 운영되는 독도 기후변화감시
▲정상에 원격기후변화감시소가 설치된 독도의 모습
▲독도에 설치된 온실가스 원격관측시스템
독도의 기후변화감시는 무인관측시스템을 통해 운영된다.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1~96(101필지)에 위치한 무인관측시스템은 작년 11월에 설치됐다. 설치된 장비는 공동분광감쇠기(CRDS)로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측정한다.
독도에 설치된 온실가스 원격감시시스템은 15m의 높이에서 공기를 흡입해 채취한다. 채취 후 즉각 냉각시켜 대기 시료의 수분을 제거한다. 추출 된 가스를 분석 장비로 보내 온난화물질의 농도를 분석하게 된다. 관측된 자료는 울릉도 기후변화감시소로 보내져 통합 관리된다.
울릉도와 독도에서 관측한 자료는 세계기상기구(WMO)의 지구대기감시(GAW:Global Atmosphere Watch) 프로그램에 제출돼 전 세계의 환경정책 수립과 기후감시에 활용될 계획이다.
기상청 기후과학국 기후변화감시센터 관계자는 “최근 메탄의 국제비교실험결과 참값과 오차가 2ppb 이내로 우수한 관측값을 생산하는 등 감시 능력이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번 울릉도·독도 기후변화 감시소의 설립을 통해 우리나라가 국제기후협상의 선도국으로써의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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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독도에서 정다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