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더 Inside > 웨더 Inside > 유독 강했던 남풍 올해 ‘황사’ 막았다

기상청은 2월 말 발표한 봄철 기상 전망에서 “올해 황사 일수는 평년과 비슷한 5.1일(3, 4월 평균 4.1일)로 3월에 황사가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황사 발생 일수는 0.3일에 그쳤다.

3월 24일 제주에서, 같은 달 31일 제주, 원주, 수원, 인천 등 8개 지점에서 관측 된 것이 전부다. 올해 1월부터 4월 24일 현재까지 전국에 걸쳐 한반도 전체를 뒤덮는 심한 황사는 발생하지 않은 것.

평년과 비교할 때 올해 수치는 이례적이다. 2002년부터 10년간 총 93회의 황사가 관측됐고 이 중 주의보급은 22회, 경보급은 15회에 달했다. 작년 3월에는 황사가 3일, 2010년 3월에는 4일 관측됐다. 특히 2010년 3월 20일에는 2002년 이래 최고 농도의 황사가 흑산도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대부분(약 80%)의 황사는 고비사막과 내몽골에서 발원한다. 우리나라 황사 발생일수는 적었지만 의아하게도 발원지의 기온, 강수량 등 기상조건은 평년과 비슷했다.

기상청 황사연구과 김정은 황사전문예보관은 “발원된 황사의 농도가 조금 약하긴 했지만 발원 횟수는 평년과 비슷해 예년과 별 차이가 없었다”며 “황사는 주로 저기압 뒤쪽을 따라 들어오는데 올해 발생한 저기압이 평소보다 북쪽으로 이동해 황사에 영향이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유독 강했던 남풍도 황사바람을 제지하는 데 한 몫을 했다. 네이멍구, 고비사막 등지에서 북서풍을 타고 내려오던 황사바람이 강한 남동풍, 남서풍 등의 남풍 바람에 의해 맥을 못 춘 것.

유독 심했던 꽃샘추위도 황사의 기세를 꺾었다. 이상저온으로 발원지 지표면의 눈이 예년보다 늦게 녹은 것. 황사 발원지의 지표면이 건조해야 먼지 입자들이 생겨나는데 평년보다 기온이 낮아 지표노출이 적었다.

김 예보관은 “한동안 남풍계열의 바람이 많이 불어 황사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이나 5월까지는 기류, 기압 등의 요인으로 황사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기상정보에 귀를 기울여야한다”고 말했다.

▲ 사진출처: 기상청

1) 2008 기상사진전 입상작 '황사' 2)황사 주 발원지

정다운 기자 jdw2218@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