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갖가지 자연재해로 들끓고 있다. 대지진은 물론이고 급격한 아열대화로 인한 태풍, 폭우, 눈폭탄 등 발생하는 재해의 종류를 나열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지난 2009년, 태풍 탈라스가 서일본 지역에 쏟아부은 강수량은 1500mm. 도시를 댐으로 만들 만한 어마어마한 양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실종되고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런데 동시에 재미있는 현상도 발생했다. 재해로 새로운 장사가 시작된 것. 닛케이 비즈니스는 최근 ‘아열대 일본, 기후변화 위험을 극복하는 경영’이란 주제로 날씨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낸 기업들을 소개했다.

 

 

일본에서 시간당 100mm의 폭우는 이제 일반적 현상이다. 2008년 도쿄 지역에서만 170회가 넘는 돌발성 호우로 피해가 발생했고, 2009년에는 50만명에 달하는 주민이 대피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관동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107mm에 달하는 폭우가 60여채의 가옥을 침수시키는 피해를 냈다.

 

 

모두가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일본의 주택 건설 회사인 아세이 카세이 홈즈는 ‘침수 피해 방지 개인주택’ 시장을 개척했다. 총면적 155㎡의 3층짜리 건물로, 1층은 기둥을 세워 주차장으로 쓰고 2층부터는 거주공간으로 사용하는 구조다. 1층을 비워 둬 홍수가 나도 가재도구가 젖거나 침수되는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주택 모델을 표준화하고 시공을 단순화시켜 건축비를 대폭 줄였다. 건축비는 한화로 약 5억 4000만원. 개인이 주택을 지을 때보다 절반 이상 싸다. 아사이 카세이 홈즈가 2007년 이 주택을 처음으로 내놓은 후 매년 수주 건수가 2배로 늘고 있다.

 

 

 

이에 후마킬라는 신종 해충용 살충제를 시판했다. 외래 신종 해충이 증가하고 해충 활동시기가 길어진 위협요소를 기회로 본 것이다. 현재 소매점에 전용 진열대를 설치하고 ‘초여름 살충제’라는 이름으로 절찬 판매되고 있다.

 

후지타사는 도쿄 전체 면적의 16%를 차지하는 도로에서 기회를 찾았다. 도로가 태양열을 흡수해 공기를 데워 도시를 아열대화 시키는데서 착안한 것이다. 후지타사가 내놓은 ‘도시를 식혀주는 도로’는 포장 틈새에 빗물이 머무르게 해 노면 온도 상승을 억제시킨다. 열을 저장하는 성질이 있는 적외선을 반사시키기 위해 특수한 포장을 했다. 또한 공기 중의 질소산화물을 산화시켜 흡착하는 기술인 ‘포트로드 공법’을 사용해 도시 공기를 정화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설치 시 도시 평균 기온을 0.25℃ 가량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돼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체가 필요한 노후된 도로가 모두 잠재시장인 가운데 그린 뉴딜형 정책이 시행되면서 일본에서 시장성을 인정받았다.

 

 

정다운 기자 jdw2218@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