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수도권과 서울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선거의 여왕’ 박근혜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영남은 물론 강원·충청 지역에서 패하면서 새누리당에 제1당 자리를 빼앗겼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11일(수) 오후 6시, 민주당의 종합상황실은 새누리당과의 박빙을 기대하며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서울을 비롯한 상당수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치고 나가며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지기도 했다. 상황이 좋으면 과반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줄을 이었다.
하지만 개표가 진행되며 패색이 짙어지자 당직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강원도와 충청도의 패배는 물론, 완승을 거둘 줄 알았던 수도권과 서울 지역에서도 새누리당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이 박근혜라는 유력한 대선주자를 가진데 비해 민주당은 그에 견줄 강력한 리더십이 없었다는 점을 패배의 주요 이유로 꼽았다.
'낙동강벨트'라는 표현을 쓰기에 민망할 정도로 미미했던 야풍도 패배의 이유였다. 일각에서는 민주통합당이 새누리당 텃밭에서 40%의 득표율을 올린 것만으로도 선전했다고도 하지만 야풍을 차단하려는 ‘박근혜 바람’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심지어 야권 내부에서도 “강원과 충청에서 참패하고 수도권에서만 나름대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한 결과를 낳았다"며 "이는 민주당이 야권연대 과정에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현안에서 너무 좌클릭하는 바람에 민주당을 지지했던 중도층들이 새누리당으로 떠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총선 직전 터진 김용민 후보의 '막말 발언'은 총선 판세에 변화를 몰고 올 만큼 거센 파장을 몰고 왔지만 결단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 한명숙 대표는 선거 패배의 후폭풍마저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민주통합당 박선욱 선거대책본부장은 11일 11시 상황실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드린다”며 “민주당은 여러 미흡함으로 인해 현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의 여론을 충분히 받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개표가 진행되자 역시 패색이 짙었다. 텃밭인 울산·창원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해 지지층인 노동계의 지지 기반을 다시 다져야 한다는 '숙제'도 남겼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SNS를 통해 “아직 야권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며 “무엇이 부족했는지 깊이 성찰하겠다. 아울러 저 자신의 부족함도 깊이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MBC 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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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