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 부는 언덕에 이름 모를 잡초야. 한송이 꽃이라면 향기라도 있을텐데 이것저것 아무것도 없는 잡초라네’
이는 전 국민 대다수가 알만한 나훈아의 히트곡 ‘잡초’의 노랫말이다. 이렇듯 잡초를 떠올리면 그냥 아무 곳에서 피는 쓸모없는 풀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한국은 온대지방으로서 오랫동안 농업을 한 결과 많은 잡초가 전파됐다. 잡초란 경작지·도로 그 밖의 빈터에서 자라며 생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풀이다. 작물의 생장을 방해하고 병균과 벌레의 서식처나 번식처가 되기도 한다. 작물의 종자에 섞일 때는 작물의 품질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잡초는 이렇게 쓸모없는 풀, 농경지에서 농작물의 생육과 수량을 떨어뜨려 부정적으로 인식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잡초가 가진 양면성을 농업인이나 일반인들이 모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쓸데없는 풀이란 없다’고 잡초가 우리의 생활에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된다는 주제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잡초는 미래 농업과 도시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키워드이며, 농업뿐만 아니라 웰빙, 의약, 다양한 산업 분야와의 적극적인 연계·대응이 필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잡초는 여름철의 폭우나 겨울철 건조로 인한 토양의 유실을 막고 토양물리성을 개량해 농업에 적합한 토양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또 바이오에너지 작물용, 구황식물 등 자원식물로 이용이 가능하며 생태복원과 경관 자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즉, 잡초를 이용한 건강식품과 요리의 개발, 약재로서의 효능때문에 한방의 약재뿐만 아니라 양약의 의약품 소재로도 이용되고 있다. 억새와 부들 등은 친환경 바이오 에너지원으로 이미 부각됐다. 또한 기후변화 등으로 가속화되는 사막화를 방지하고 황사 발생을 억제시키는 용도로 잡초가 활용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잡초는 경제적으로 이용되지 않거나 경제활동에 방해가 되는 식물의 총칭이었으나 이제는 식물자원으로 보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며 “잡초의 위해성과 자원으로서의 가능성을 병행하는 연구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잡초는 지역마다 분포도 다르고 동일한 식물이라도 부르는 이름이 달라 스토리텔링과 연계한 고유의 문화산업 소재로도 개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잡초는 농작물의 생육을 방해하거나 망치는 역기능도 있지만 인간과 자연에 이로운 순기능도 있다는 얘기다. 잡초에 대한 완고한 편견, 이를테면 고정관념이 무너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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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