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이 열릴 대관령면에 우발적 기상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최근 10년간 2월 평균기온이 0.8℃ 상승했다. 10년 동안 약 10일은 2월에 눈 대신 비가 내리기도 했다. 순조로운 경기진행을 산신령에게 맡길 것인가. 대책이 시급하다.
대관령 기상…온난화로 변화
강원발전연구원은 2011년 발표한 정책메모를 통해 “동계올림픽과 관련해 우발적 강설 부족에 대처하는 인공강설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최근 10년간 대관령면의 2월 기상은 평균 기온 영하 4℃, 풍속은 초속 2.5m, 적설량도 37.1cm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시 최적의 기상 조건을 갖출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대관령면 지역 기온은 지난 10년간 0.6도 상승했다. 강수는 3.3mm 증가했다. 반면 강설은 10.8cm 감소했다. 2009년에는 2월의 기온이 10.5도까지 상승해 18.5mm의 강우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우발적 기상위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 중 눈 대신 비가 내리면 눈이 녹아 경기력 및 진행에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눈이 적게 내리는 것 뿐만 아니라 비가 내릴 가능성도 위험기상으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강원발전연구원은 “대관령면의 기온 상승, 강설 부족 등의 변화를 감안해 기상조절 능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은 미국, 중국 등 기상조절 선진국 대비 약 40% 수준이다. 강수구름을 사전에 소산시키는 등의 기술개발은 요원한 상태다.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산악지형이 많아 정교한 기상조절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현재 소규모 시설로 운영되는 ‘대관령 구름물리선도관측센터’를 거점으로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대관령은 경동지괴(한쪽은 경사가 급한 절벽을 이루고 다른 한쪽은 완만한 지형)의 발달된 산악형 지형으로 인공강우를 연구하기 최적의 환경이다.
기상조절 시행으로 얻는 연구 경제성도 타지역 보다 높다. 봄철에는 산불 예방, 겨울철에는 스키장 자연설 제공,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로서 탁월한 수자원 제공 능력 등 경제적 효과가 높다.
국립기상연구소는 2003년 대관령에 ‘구름물리 선도관측센터’를 설치하고 2004년부터 겨울철 대관령 지역에서 인공증설 항공실험을 실시했다. 2009년 2월 23일에는 오전 09시50분 지상실험을, 10시24분 지상 3km 상공에서 항공실험을 각각 실시했다. 구름 속 수분이 부족할 때 드라이아이스, 액체질소, 요오드화은(AgI) 등 구름씨앗을 투입해 인공으로 눈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현재도 2020년까지 기상조절능력의 상용화를 목표로 계속 실험이 실시되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과 국립기상연구소는 관련 연구의 예산을 확보하고 속도에 박차를 가해 2020년 상용화 계획을 2017년으로 앞당겨 실용적 인공강설능력을 동계올림픽에 적극 활용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무인관측 거점수준인 대관령 구름물리 선도관측센터를 글로벌수준의 기상조절 R&D 거점으로 삼을 계획도 표명했다.
하지만 비단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뿐 아니라 올림픽 이후 기상조절 기술의 활용을 다각화 시키는 것도 큰 과제다.
강원발전연구원 측은 기상조절 기술은 국가운용 곳곳에 활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안개저감기술을 활용해 교통 피해나 군사전략 차원의 대응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농업·생활용수 부족사태에 대처하는 등 수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환경오염, 인체 유해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기술개발이 불가피하다면 기존의 인공구름씨앗을 대체할 친환경 인공강우 물질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른다. 국가적 차원의 조사·연구 및 철저한 대응이 조속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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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