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어 중에는 ‘싹쓸바람’처럼 바로 의미 짐작이 가능한 말이 있다. 반면 ‘는개’, ‘누리’처럼 아무리 생각해도 뜻을 짐작하기 힘든 단어도 있다.
싹쓸바람은 말 그대로 ‘다 싹 쓸어갈 만큼 몹시 매서운 바람’을 의미한다. 의미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쉽다. 그렇다면 는개와 누리는 어떨까.
는개는 ‘안개보다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다. 김수업 우리말교육대학원장은 “는개는 ‘늘어진 안개’라는 어구가 줄어진 낱말”이라며 “비라고 하기가 뭣해서 안개 쪽에다 붙여놓은 이름이다”라고 설명했다. 누리는 ‘우박’의 다른 말이다. 이런 말들은 예문이나 설명이 없다면 뜻을 알 수 없을 정도다.
우리말 날씨 세 번째. 때로는 쉽고 때로는 알쏭달쏭한 날씨 관련 고유어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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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강원 영동과 영남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방에 는개가 내리고 있습니다. 잠시 후 오후 4시쯤 서울에 싹쓸바람을 동반한 누리 예보가 있습니다. 강남 도심 한복판에 앵두크기의 누리가 약 10여분간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동안은 되도록 바깥출입을 삼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누리가 끝난 후부터는 수도권지방을 중심으로 마른눈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예상 적설량은 5mm 미만으로 자국눈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
◆ 우리말 날씨 용어 정리
는개 : 안개보다 조금 굵은 비
싹쓸바람 : 다 싹 쓸어갈 만큼 몹시 매서운 바람
누리 : 우박
마른눈 : 진눈깨비
자국눈 : 겨우 발자국이 날만큼 조금 내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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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