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가 어렵다고 느끼는 일반인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보다 쉬운 전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기상산업진흥원 내 131 콜센터에 따르면 하루 절반 이상의 질문이 수치로 예보되는 강우량과 풍속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었다.
예를 들어 미디어를 통해 “내일 중부지방은 비가 10~20mm 오고 바람은 11~17m/s 불 예정입니다”란 정보를 접하면 이 비의 양이 얼마나 되는 것인지, 바람은 얼마나 부는 것인지 체감할 수 있는 설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잦다.
131콜센터의 한 상담원은 “이러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기상예보에 쓰이는 수치를 일상에서 쉽게 체감할 수 있는 표현으로 해석한 풍력 및 강수량 계급표를 참고해 답변한다”고 말했다.
이 때 콜센터에서 참고로 하는 것은 보퍼트 풍력계급표다. 19세기 초에 영국의 해군제독 보퍼트가 전술에 활용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유럽과 미국에서는 날씨 뉴스를 전할 때 원고에 적절히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위와 같은 문장을 일상의 용어로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내일 중부지방은 모래가 씻겨 내려가고, 창문을 열면 실내에서 말소리를 듣기 어려울 정도의 세찬비가 쏟아질 예정입니다. 바람은 육상에서는 먼지가 일어나고 종이조각이 날리며 가지가 움직일 정도로 붑니다. 해상에서는 1m 높이의 파도가 일고 파장이 길게 이어지고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의 모습이 굉장히 많이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보퍼트 풍급표를 살펴보면 바람의 강도를 0~12까지 풀이해 놨다. 0급은 풍속이 1m/s미만일 경우다. 연기가 수직으로 올라가는 고요한 상태다. 6급부터는 22~28m/s 상태로 큰 나무가 흔들리고 전선이 소리를 내며, 우산을 받기가 곤란할 정도의 바람이다.
강수량도 풀이해 놨다. 시간당 강우량이 1 이하(일 강우량이 5mm 이하)일 경우는 지면이 거의 젖지 않는 아주 약한 비다. 시간당 강우량이 1~5mm(일 강우량 5~20mm)는 지면은 젖으나 물이 고일 정도다.
만약 일기예보에서 20mm 이상(일 강우량 100mm 이상)이 되면 모래가 씻겨 내려가고 창문을 열면 실내에서 말소리를 듣기 어려울 정도의 세찬비가 쏟아진다.
200mm 수치 이상부터는 하수구가 넘치고 소하천이 범람하기 시작한다. 시간당 20~30mm 이상, 일 강우량 150mm 이상이라는 예보를 접한다면 다음날 출퇴근길에 열차가 서행 운전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서야 한다.
이처럼 기상용어를 감각적인 표현으로 바꿔 설명할 수 있는 해설이 존재하지만 통용되고 있지는 못하다.
그 이유에 대해 정관영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기상청 예보는 일반인 뿐만 아니라 산업체, 국가기관 등에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참고로 하는 자료이기 때문에 감각적 표현으로 전달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전승철 케이웨더 예보관은 “보퍼트 계급표는 관측기가 고장이 날 경우나 긴급한 재난이 예상되는데 수치를 파악하지 못했을 경우 등 유사시에 활용돼 온 방법이다”며 “예보 자체에서 전달하지는 못하지만 재가공자인 미디어에서 수치정보와 덧붙여 적극 활용한다면 시민들에게 쉽게 체감할 수 있는 날씨정보를 전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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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