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우울증과 자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최근 연구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예방의학과(김경남 박사팀) 연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장기 노출이 증가할수록 우울증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2002년~2010년 과거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 없는 15~79세 서울시민 2만7270명을 연구대상으로 설정하고, 같은 기간 연구대상이 속한 구의 초미세먼지 자료를 분석해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일부 지역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10μg/㎥ 증가했을 때 우울증 진단을 받을 확률이 44%, 우울증약을 처방받을 확률은 59% 높아졌다.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우울증에 미세먼지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앞서 지난 2012년 김창수 연세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미세먼지가 자살과 관련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으로 인해 생을 마감한 4341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사망하기 3일 전의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 미세먼지 농도가 25% 증가하면 자살률도 9%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결과가 미세먼지에 포함된 납이나 수은 같은 성분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금속 성분이 인지를 담당하는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자살률 역시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창수 교수는 “미세먼지는 중추신경계 면역체계와 신경전달물질을 교란하거나 평소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대기오염이 계속되면 몸 안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고 자살을 유발할 수 있는 기분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YRmeteo@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