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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3일·월)은 첫눈이 내린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절기, 소설(小雪)이다. 소설은 양력으로는 11월 22~23일쯤이며 음력으로는 10월에 속한다.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 후 15일, 대설(大雪)보다는 약 15일 전에 든다.
통상 이 무렵엔 눈이 내릴 정도로 추위가 시작되기 때문에 겨울 채비에 나선다. 일평균기온이 5℃ 이하로 내려가면서 겨울이 제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때이다. 살얼음이 얼기 시작해 겨울 분위기가 나면서도 아직까지는 따뜻한 햇살이 비추기도 해 소춘(小春)이라고도 부른다.
소설 절기 때는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전할 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불고 날씨도 추워진다. 이미 농사철은 지났지만 여러 가지 월동 준비에 필요한 잔일이 많아 바쁠 때이기도 하다. 과거 농촌에서는 시래기를 엮어 달거나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렸으며 겨우내 소먹이로 쓸 볏짚을 모아두기도 했다.
소설에 즈음한 또 다른 속담으로는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가 있다. 소설에는 날씨가 추워야 보리농사가 잘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아울러 소설에 부는 바람을 가리켜 ‘손돌바람’, 이때 찾아오는 추위를 ‘손돌추위’라고 부른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설 전에 김장을 하기 위해 서두른다.
‘손돌바람’엔 억울하게 죽은 사공 손돌(孫乭)의 사연과 충심(忠心)이 담겨
한편 뱃사람들은 소설 무렵에는 배를 잘 띄우려 하지 않는다. 손돌바람과 얽힌 전설이 내려오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시기로 봤을 때 어떤 이는 고려 23대 고종이 몽고군의 침략을 받아 강화도로 몽진을 가던 때라고도 하고, 또 다른 이는 조선시대에 이괄의 난을 피해 인조(仁祖)가 한강을 건너던 시기라고도 한다. 사공 중에 손돌(孫乭)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피난 가는 왕을 모시고 뱃길을 서둘렀다. 하지만 손돌이 일부러 그런 것처럼 노를 젓는 쪽으로 물살이 점점 세졌다. 왕은 의심이 갔다. 그래서 신하를 통해서 물살이 세지 않은 안전한 곳으로 뱃길을 잡으라고 했지만 손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왕은 의심을 이기지 못하고 배 위에서 손돌을 참수(斬首)했다. 손돌은 죽기 전에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는 바가지를 하나 내놓으며 물에 띄운 바가지가 가는 길을 따라 뱃길을 잡으라는 말만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이후 물살은 점점 급해졌고 일행은 하는 수 없이 손돌이 가르쳐 준대로 바가지를 물에 띄웠다. 바가지는 세찬 물살을 따라 흘러갔으며 왕을 실은 배도 그 뒤를 따랐다. 무사히 뭍에 내린 왕은 그때서야 비로소 손돌의 재주와 충심을 알게 됐다. 뭍에 도착한 왕은 곧 후회를 했다. 하지만 손돌의 목숨을 되돌리기엔 늦었다. 왕은 손돌의 넋을 기리기 위해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 덕포진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장지(葬地)를 정해 후하게 장사를 지냈다. 이때가 바로 소설 무렵이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워진다고 한다. 그래서 소설 무렵에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이라 부르게 됐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kth1984@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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