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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은 종잇장처럼 날아갔고 아름드리 나무는 뿌리째 뽑혀 나뒹굴렀다. 매년 국내 기상재해 피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태풍의 위력이다.
태풍은 최근 10년 동안 발생한 자연재해 원인 중 가장 많은 피해를 냈다. 특히 2002년 발생한 태풍 '루사'는 기상 관측 이래 1일 강수량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강릉에는 무려870.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소방방재청 자료에 따르면 그 해 자연재해로 발생한 전체 피해액 6조 1152억원 중 5조 1857억원 이상이 태풍으로 인한 것이다. 2002년을 제외하더라도 태풍은 매해 발생하는 자연재해 피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지나가는 길의 모든 것을 휩쓸어버리는 태풍은 왜, 어떻게 발생하는 것일까. 태풍의 위력과 발생과정에 대해 알아봤다.
태풍의 정의
태풍이란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아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해 고위도로 이동하는 기상 현상이다. 적도 부근이 극지방보다 태양열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생기는 열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발생한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열은 지구의 날씨를 변화시키는 주된 원인이다. 지구는 자전하면서 태양의 주위를 돌기 때문에 낮과 밤, 계절의 변화가 생긴다. 이로 인해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열량의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대륙과 바다, 적도와 극지방과 같이 지역 조건에 따른 열적 불균형이 일어난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비나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며 기온이 오르내리는 등 날씨 변화가 나타난다. 태풍의 경우도 이런 기상현상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열대 저기압’ 중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17m/s 이상의 폭풍우를 동반하는 것을 태풍으로 정의 내린다.
태풍은 어떤 모습일까
태풍은 중심의 눈 주변으로 나선 모양의 구름띠가 말려들어가는 모양이다. 태풍 구름 벽의 높이는 대략 12~20km. 태풍의 중심에 가까울수록 키가 큰 구름들이 나타난다. 태풍의 아랫부분 바람은 중심을 향해 반시계 방향으로 불어 들어가고, 태풍의 꼭대기 부근에서는 시계방향으로 빠져나간다.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곳은 태풍의 중심으로부터 40~100km 부근이며 태풍의 중심으로 갈수록 기압은 낮아지고 온도는 높아진다.
태풍, 언제·어디서·어떻게·왜?
태풍은 대게 남·북위 5°이상인 지역에서 해수 온도가 26℃이상이고 대기 중에 소용돌이가 존재할 경우 발생한다. 이후 고위도로 이동하면서 열과 수증기 공급이 줄어들거나 육지로 상륙하게 되면 마찰력이 증가하면서 강도가 약화되고 소멸하게 된다.
태풍의 발생은 먼저 지축의 기울어짐과 지구의 자전·공전에 따라 대륙·바다·적도·극지방 등 지역조건에 따른 열적 불균형이 발생한다. 이로써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는 바다로부터 강력한 에너지를 공급받아 고위도로 이동하게 된다. 태풍은 이러한 열적 불균형 및 에너지 분배를 해소하고자 발생하는 것이다.
태풍 경로…북태평양고기압 주변 공기흐름 따라
태풍은 수온 26℃ 이상의 해수면에서 발생해 중심 부근에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다. 온대저기압은 일반적으로 전선(성질이 다른 두 기단의 경계면이 지표와 만나는 선)을 동반하지만 열대저기압인 태풍은 전선을 동반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중심 부근에 반경이 수km~수십km인 바람이 약한 구역이 있는데 이 부분을 ‘태풍의 눈’이라고 하며 이곳의 바깥 주변에서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분다. 일반적으로 태풍은 발생 초기 서북서진(西北西進)하다가 점차 북상해 편서풍을 타고 북동진(北東進)한다.
태풍의 경로는 평균적으로는 북태평양고기압 주변의 공기흐름에 따른다. 고기압의 축을 경계로 해서 북서방향에서 북동방향으로 방향을 바꾸는데 이 지점을 전향점이라고 한다.
한편 태풍은 북상하는 시기에 따라 각각 특징을 갖고 있다. 장마철에 북상하는 태풍은 남쪽으로부터 고온다습한 공기를 싣고 오므로 장마전선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 큰 비를 내린다. 따라서 7월부터 9월초까지 강한 태풍이 발생되기 쉽다. 반면 6월과 10월 말∼12월은 전향하지 못하고 그대로 서진(西進)하는 경우가 많다.
태풍, 지구에너지·물 순환 등에 중요한 역할하기도
태풍은 지구에너지 및 물 순환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풍으로 인해 우리는 중요한 수자원을 공급 받는다.
또 물 부족 현상을 해소시키고, 저위도 지방에 축적된 대기 중의 에너지를 고위도 지방으로 운반해 지구상의 남북 온도를 유지시킨다. 뿐만 아니라 해수를 뒤섞어 순환시킴으로써 바다의 적조 현상을 소멸시키기도 한다.
이렇듯 피하고 싶은 위험한 순간을 주기도 하지만, 피하지 않아도 되는 이로움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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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