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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청장 고윤화)이 국무조정실,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지난해 발생한 이상기후 현상과 그로 인한 농업, 교통 등 분야별 영향과 대응 등을 담은 ‘2013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보고서는 작년 한 해 동안 한파와 폭염, 장마, 가뭄 등 이상기후가 빈번히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상순 전국 평균 최저기온은 -11.1℃로 평년보다 무려 5.8℃나 낮아 1973년 이후 최저 1위를 기록했다. 또한 남부지방과 제주도의 여름철 열대야일수는 각각 18.7일과 52.5일로 모두 1973년 이후 가장 많았다. 한파와 폭염이라는 극단적인 날씨가 나타나 이상기후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줬던 한 해였다.
보고서는 “특히 지난해는 장마전선이 주로 북한과 중부지방에 놓이면서 중부지방에는 많은 비가 내렸던 반면 남부지방과 제주도에는 ‘반쪽장마’로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강수량의 남북편차가 매우 컸다”며 “중부지방은 역대(1973년 이후) 가장 긴 장마기간(49일) 동안 526.5㎜(평년 366.4㎜)의 강수량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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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북극에 차단돼있던 찬 공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와 우리나라를 비롯한 북반구 곳곳에 한파와 폭설이 나타난다. ⓒ온케이웨더 정연화기자 |
대표적으로 작년 1월 상순 전국 평균기온은 -5.8℃로 평년(-0.7℃)보다 5.1℃ 낮았으며, 2월 6일부터 20일까지의 평균기온은 -4℃로 평년(0.3℃)보다 4.3℃ 낮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기상청 기후예측과 관계자는 “겨울철 중위도 지역의 한파와 폭설을 유발하는 음의 북극진동은 북극의 해빙면적의 감소와 관련이 있는데 2012년과 2013년 겨울철 해빙면적은 평년에 비해 매우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북극의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이상고온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됐다. 북극에 있는 찬 공기를 차단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라는 강풍대가 느슨해지고 이로 인해 북극에 차단돼있던 찬 공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와 우리나라를 비롯한 북반구 곳곳에 한파와 폭설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위도 만만치 않았다. 6월부터 8월 사이 고온현상이 장기간 지속됐던 경우가 많았다. 전국에 폭염과 열대야가 자주 발생했던 가운데 남부지방은 8월 중순까지도 열대야 현상이 관측됐었다.
특히 제주도는 지난해 여러 면에서 기록을 경신했다. 반쪽장마로 인해 7~8월 기간 제주도에는 극심한 가뭄이 나타났다. 이 지역 평균 강수량은 140㎜로 평년 대비 25% 수준으로 1973년 이후 강수량이 가장 적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이 지역 여름철 폭염일수(17일)도 1973년 이후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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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장마는 6월 17일 중부지방에서 시작돼 8월 4일까지 49일간 이어져 역대 최장을 기록했다. ⓒ온케이웨더 정연화기자 |
한편 재작년 여름~가을에는 태풍 카눈, 담레이, 덴빈, 볼라벤, 산바까지 한반도를 덮쳐 그야말로 태풍 풍년이었다. 작년에도 태풍 발행 개수는 총 31개로 평년보다 5.5개 많았다. 그 중 3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줬다. 특히 24호 태풍 ‘다나스’는 작년 10월 8일 대한해협을 통과하면서 제주도와 경상도 지방에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를 뿌리며 1998년 이후 15년 만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10월 태풍으로 기록됐다.
이 같은 이상기후로 건강·교통·농업·방재·산림 등의 분야에서 크나큰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폭염으로 119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그중 14명이 사망했고, 705농가 가축 200여만 마리가 폐사했다. 또 가뭄과 폭염 등의 영향으로 낙동강 하천 구간에는 엄청난 녹조가 발생했다.
여름철 한꺼번에 많은 비가 쏟아진 경기, 강원지역에는 농작물 침수 및 유실 등으로 284억 91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며, 태풍 ‘다나스’에 의한 집중호우로 1566억원의 시설피해가 났다.
또 11월 28일 중부지방에 내린 폭설로 청주에서는 40중 차량 추돌사고가 일어났으며 천안에서는 5명의 사망자를 낳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분야별 이상기후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일상화되다시피 한 이상기후 현상에 범정부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부처 간 융합행정 기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 5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33년(1880~2012년)간 지구 평균기온은 0.85℃ 상승했다. 전 지구 평균기온은 증가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해마다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가져다주는 이상기후 현상의 발생빈도, 강도, 지속기간, 공간분포 등이 점차 변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설명했다.
한편 ‘2013년 이상기후 보고서’에서 제시한 8개 분야별 향후 대응 계획은 다음과 같다.
■ 농업 분야
- 각종 재난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국가재난정보시스템 연계 추진
- 자연재해 피해최소화를 위한 대응체계 상시 가동
- 이상기상 대응 재해 관련 유관기관과 유기적인 현장대응 추진
- 재해에 강한 비닐하우스, 축사 등 농업시설 개발·보급 추진
- 기상재해 경감 및 돌발병해충 관리기술 개발
- 기후변화 적응 품종(축종) 및 재배법 개발
- 농업생산 취약성 평가 및 저감기술 개발
■ 국토교통 분야
- 도시침수 종합대책 추진
- 홍수예·경보 시스템 강화를 통해 예방적 사전 대비 체제로 전환
- 부처별로 추진하는 도시방재 시스템 연계 강화
- 재해 취약성 분석 기술 지원 및 맞춤형 도시방재대책 마련 위한 지자체 컨설팅 추진
- 기후변화 대응 하천 홍수능력 제고를 위한 사업 차질 없이 추진
■ 산업·에너지 분야
- 산업계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 및 리스크 관리 매뉴얼 개발·보급
- 태풍 또는 국지성 집중호우에 대비한 산업체 설비관리 대응책을 마련·전파
- 기후변화에 취약한 에너지 공급 시설 안정성 확보
- ICT를 활용한 절전 기반구축 지속 추진
- 대국민 에너지절약 캠페인 및 절전 단속 추진
■ 방재 분야
-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보호와 피해 및 불편 최소화 대책 추진
- 부처 협력을 통한 가뭄 정보 기능 강화
- 민간기관이 참여하는 가뭄 조사·분석·평가 기능 도입
- 취약계층 보호 재난도우미 운영·관리 내실화
- 무더위쉼터 실효성 제고 등 운영 강화
- 폭염에 의한 근로자 건강장해 예방기준 보완
- 민·관 협력 조기경보체계 구축·운영
- 지상파 방송, 철도역사 전광판 등을 활용 풍수해대비 대국민 행동요령 홍보
- 수해복구사업 조기완공 및 관리체계 강화
- 재해 피해주민 간접지원 원스톱 서비스 확대 시행
■ 산림 분야
- 현장 실무인력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산사태 예방·대응 교육
- 산사태방지 워크숍·연찬회 등을 통한 유관기관 정보·기술 공유
- 기후변화 대응 및 산사태방지 국제교류협력 강화
- 산사태 안전의식 고취를 위한 대국민 교육
- 산사태방지 교육·홍보 프로그램 개발·보급
■ 해양수산 분야
- 실시간 어장환경시스템의 확대 및 장단기 어장환경 예측 시스템 구축
- 이상해황 발생 정보의 이용자수 확대
■ 환경 분야
-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에 대한 대응방향
- 기후, 재해, 환경 취약지역을 고려한 환경계획의 강화
- 지역단위 폭염 건강대응 종합대책 수립 필요
- 농어촌 기후변화 피해 최소화를 위함 안심마을 조성
■ 건강 분야
- 극한기온으로 인한 건강피해 감시체계 보완 및 전국확대
- 노인돌보미, 공중파·케이블 방송 및 마을앰프 활용 행동요령 지속 홍보 및 무더위쉼터를 통한 폭염 건강피해 예방 독려
- 기후변화에 따른 식중독 상시예방시스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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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