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한번 꼴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가 한반도를 기습하고 있다. 올해 장마가 예년보다 열흘 정도 빨리 찾아오면서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은 6월 10일부터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장마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예년 같으면 보통 6월 23~25일 무렵 시작된 후 1개월간 이어지지만 지난해 6월 17일부터 장마가 시작된 데 이어 올해는 일주일 더 빨리 시작된 셈이다.
시기가 빨라진 것뿐 아니라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리고 집중호우의 빈도도 높아졌다.
지난 30년간 장마철 평균 강수량은 중부 362.8㎜, 남부 351.2㎜ 정도였지만 올해 같은 경우는 서울 한 지역만 해도 12일 동안 평균 494.5㎜의 비가 쏟아졌다.
빨라지고 강력해진 장마는 연일 강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한 달 강수량이 404.5㎜로 집계됐는데 이는 평년(133.2㎜)과 비교해도 3배 이상(303.7%) 많은 양이었다.
특히 많은 비가 쏟아진 6월 29일 서울의 일강수량은 177.0㎜로 6월 중 일강수량으로는 1979년 이후 3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 뿐 아니라 인천과 수원, 용인, 여주 등에서도 하루 강우량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예년과 다르게 장맛비가 일주일간 지속되고 폭우가 쏟아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는 따뜻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로 다가오는 속도에 비해 우리나라 주변에 있는 찬 대륙성 고기압은 느리게 이동하기 때문에 두 공기 덩어리가 상공에서 부딪치면서 비가 많이 내리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6월에 태풍 메아리까지 북상하면서 장마전선과 메아리의 만남이 더 강력한 비를 지속적으로 뿌리게 된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기상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기상청에서는 7월 5일 현재 장마전선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6일부터 남해안을 시작으로 7일에는 전국에 또다시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손지원 기자 snorkle@onkweath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