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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성태 국회의원과 (사)기상산업연합회가 주최하고 기상청, 한국기상산업진흥원 등이 후원한 ‘민간예보 활성화와 발전방향 심포지엄’이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좌장은 정효상 조선대 교수가 맡았고 6명의 패널이 각각 민간예보 활성화와 발전방향이란 공통 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다른 나라의 기상산업과 민간예보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한 군장대 정병옥 교수는 기상선진국들의 시장 규모부터 언급했다. 정 교수는 “일본의 웨더뉴스는 14개국 35개 도시에 지사를 두고 모바일, 항공, 해운, 해상, 방송, 방재, 스포츠, 건강 등의 날씨정보를 제공한다”며 “인공위성을 발사할 정도의 기술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직원 수 700여 명에 년 매출액이 1400억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미국의 웨더 채널은 사원수가 800여 명에 달하며 24시간 동안 날씨와 관련한 뉴스와 다큐멘터리, 날씨예보를 방송한다”며 “미국국가기상청 날씨정보 보다 더 신뢰도가 높다”고 말했다.

 

미국 기상산업이 발전한 이유로 정 교수는 ‘기상정책’을 꼽았다. 그는 “미국국가기상청과 미해양대기청의 연구소에서 연구된 예보기술은 무료로 기상사업자들에게 제공된다”며 “따라서 미국의 기상회사들은 대학과 국가기상기관 등과 협력해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교수는 “국내 기상산업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기상위성 세계 7번째 보유국이자 기상 외교력이 세계 10위권 수준에 있으면서도 국민들이 기상정보는 공짜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 교수는 “기상예보서비스의 민·관 역할분담에 대한 정책적 판단과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관측품질향상 및 기본생활예보에 중점을 두고 민간예보사업자는 기상청의 원시관측자료를 이용한 수요자(산업별·업종별)에 적합한 기상정보를 생산하라는 것이 정 교수의 조언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민간예보는 유통, 레저, 의류, 건설 등 모든 산업분야에서 활용되며 기상재해 방지에 큰 도움이 되는 고부가가치 정보”라며 “(민간예보를)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민간예보에 대한 정부 차원의 R&D 투자 및 지원이 필수”라며 발표를 마쳤다.

 

 

두 번째로 부경대 변희룡 교수가 ‘예·경보의 자유경쟁이 바로 재해안보’란 주제로 발표를 이어 나갔다.

 

변 교수는 “27년 간 시행하고 있는 기상청장 외의 자는 예보 및 특보를 할 수 없다는 기상법 제 17조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일례를 들며 “제주지역은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가뭄으로 인해 1226차례 급수지원을 하고 이동상황실까지 설치해 운영해 왔다”며 “이 정도면 경보 발표가 필요한데도 기상청 업무규정에 가뭄경보가 없어 기상청은 관련 경보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가뭄의 예고가 있었으면 미리 대비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지만 기상청에서 가뭄관련 특보를 제한하고 있으니 민간에서도 손을 쓸 수가 없었단 얘기다.

 

변 교수는 “기상청이 안하면 민간에서라도 하게끔 해야 하는데 민간에서 예보를 하면 위법으로 간주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간예보를 활성화하기 위한 법 제도가 마련된 후에도 이러한 문제점은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기상산업 진흥법 제6조에 따르면 기상사업자로 등록을 해도 예보만 할 수 있고 특보는 못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실질적으로 기상청장이 예·특보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변 교수는 “이렇게 되면 경쟁체제가 아니라 독점체제여서 예보기술의 발전도 저해된다”며 “기상선진국인 미국이나 일본은 예·경보에 관한 법이 없거나 예보기술사 자격증 소지자면 누구나 예·경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그동안 예·경보권의 올바른 방향을 찾기 위해 수많은 기상법 개정 공청회가 열리고 국회의원들까지 나섰지만 여전히 기상청의 독점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기상예보 기술의 발달 저해, 실질적 재해 피해 발생, 일자리창출 기회 상실 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변 교수는 “시대적으로도 국민의 권리는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예·경보의 자유경쟁체제가 하루빨리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로 KBS 김성한 기상전문기자가 ‘일기예보가 기상정보가 되지 못하는 이유’란 주제로 발표했다.

 

김 기자는 “지난해 기상청의 종합 예보 정확도는 92% 수준이나 국민 체감 만족도는 73점, 비와 관련한 예보 정확도는 48%로 나타났다”며 “이는 기상청의 예보 정확도와 국민이 원하는 기상정보 요구 수준의 서비스갭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상정보는 기본적으로 틀릴 수 있는 정보지만 맞기를 기대하는 정보”라며 “필요한 사람에게 정확하게 전달이 되는 체감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일기예보가 아닌 기상정보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김 기자는 “기상청의 예보 독점을 없애고 초단위 예보처럼 기상청이 하기 힘든 예보를 민간기상사업자들에게 넘겨 결국 민간업자의 영역을 넓혀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일기예보는 정확도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이 문제”라며 “(일기예보는) 대상이 명확하고 구체적인 서비스로 접근해야 자신에게 필요한 기상정보 서비스로 인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기자는 “민간기상시장의 활성화는 기상청과 민간기상사업자들이 상생하는 길”이라며 “앞으로는 SNS 콘텐츠를 이용한 기상정보 공유가 크게 늘고 시청자나 기상정보 사용자가 참여하는 예보 체계도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상법 제 17조에는 ‘기상청장 외의 자는 예보 및 특보를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기상산업진흥법(2009년 12월) 시행에 따라 기상청이 전담하던 기상예보가 개방됐지만 여전히 민간예보의 입지는 좁기만 하다.

 

기상산업진흥법 시행으로 민간기상사업자의 예보가 실시되고 있지만 아직 기상청의 고유 업무처럼 여겨지는 것도 사실이다. 더불어 다수의 국민들이 날씨정보를 공짜라고 인식하고 있고 예산부족과 고급인력확보 등의 문제에 직면해 민간예보는 생각만큼 활성화 되지 않았다. 

 

우리에게 기상정보의 중요성은 충분히 인식됐다. 스마트폰에 날씨 앱을 설치해 확인하는 것은 시골 농부나 도시의 직장인이나 별 차이가 없을 정도다.

 

기상이변의 출현이 잦아지면서 날씨 뉴스의 중요성 또한 강조되고 있다. 뉴스전문채널 YTN 은 그런 추세에 맞춰 웨더채널(YTN WEATHER)를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방송에서 바라본 민간예보’를 발표한 YTN 김진두 기상과학팀장은 “YTN은 민간예보를 활용해 하루 두 차례 씩 방송하고 있으며 작년 여름부터 기상청과 민간(케이웨더)예보를 비교분석해 보도하기 시작했다”며 “케이웨더의 날씨정보만으로 일기예보를 진행하게 된 것은 지난해 여름 기상청과 케이웨더의 강우량 예보에서 큰 편차를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팀장은 “예보의 정확도만 담보 된다면 민간예보를 구매할 용의가 얼마든지 있다”며 “예보 그 자체만으로도 소프트웨어적인 사업가치가 있기 때문인데, 민간예보를 중점적으로 활용하고 일기예보 시간을 확대하는 등 앞으로도 민간예보를 중심으로 방송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민간예보가 도입·확대됨으로써 기상청이 예보 부담을 덜고 (본연의) 존재 의미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예보는 민간기상업체에서 할 수 있지만 특보는 기상청의 고유 업무로 남기자는 것이다.

 

김 팀장은 “지진·태풍 등 특보는 기상청이 관련부처와 협의해서 발표하는 부분도 있는데 민간에서도 특보를 발표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혼란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며 “관측 인프라는 기상청이 맡고 각 지자체나 개인, 기업의 니즈를 충족시킬 특화된 예보는 민간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GBM 153웨더 박지업 연구소장은 “민간예보사업이 시행됨과 동시에 기상청도 동네예보를 시행해 민간 기상사업자들의 영역이 좁아졌다”며 “기상청과 민간사업자 간의 상호교류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소장은 “방재기상이나 공익적인 측면에 부합하는 것은 기상청이 담당하고 민간은 지역의 문화·축제를 포함한 일반기상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며 “기상청과 기상산업진흥원이 민간기상사업자에게 기술이전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무자격 기상사업자에 대한 단속 및 관리와 민간 기상사업자 간 저가 경쟁을 제한하기 위한 제반 제도 보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자연재해의 90% 이상이 기상이변과 같은 날씨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기상산업은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단 기상청은 공공재적으로, 민간사업자들은 개인과 기업의 사유재로서의 기상예보를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이번 심포지엄 발제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미래창조경제의 핵심이 민간예보 활성화”라며 발표를 시작했다.

 

반 센터장은 “박근혜 정부는 ‘정부 3.0’을 통해 공공정보를 개방하고 공유해 부처 간 장벽을 없애고 소통하며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며 “기상청이 예보 등의 정보공개를 하고 있지만 아직 민간기상분야가 발전할 수 있을 만큼의 정보가 공개되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연재해가 빈발하고 그 피해가 대형화 돼 감에 따라 기상기변은 기업 리스크로 작용한다”며 “민간에서 이런 부분을 담당해 기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나아가 기상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 방법으로 반 센터장은 “공공정보와 민간의 데이터를 연계한 서비스를 개발해 그 수요를 충족시키고 나아가 민간예보 활성화를 통해 기상산업 및 예보분야의 발전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는 기상청은 공공재로서 역할을 하고 있고, 민간은 개인 및 기업이 필요한 사유재적 성격의 기상정보로 역할분담이 잘 돼 있다. 날씨정보가 기업 경영과 개인의 생활에 중요한 요소가 되면서 기업별·개인별 맞춤 기상 서비스가 활성화 돼 있다는 얘기다.

 

반 센터장은 “우리도 기상청은 방재중심의 예보 고도화에 힘쓰고, 민간기상업체는 기업과 국민이 원하는 예보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럴 경우 기상예보 능력이 향상돼 최상의 예보가 생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자원이 없이 창의성으로 새 시대를 열어야 하는 우리나라에서 기상산업은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는 기상청의 협력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환·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kth1984@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