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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산업계에도 갑의 횡포 논란이 불거져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에 지목된 ‘갑’은 요즘 흔히 보듯 민간의 대기업이 아니라 갑의 횡포를 시정하고 관리해야 할 주체인 정부 당국(항공기상청)이고, ‘을’은 민간의 중소기상업체인 케이웨더다.

 

케이웨더 김동식 대표는 지난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항공기상청은 전형적인 ‘슈퍼 갑’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특정 중소기업 죽이기에 혈안이 된 항공기상청의 비상식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를 고발하며 이에 대한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기상청의 공항 기상라이다(LIDAR) 도입 과정에서 항공기상청 일부 직원들이 검사·검수를 지연시키거나 방해하고 있어 납품계약을 이행 중인 중소사업자 케이웨더가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항공기상청은 규격서에 명시되지 않은 구현이 불가능한 규격을 일방적으로 억지스럽게 제기하여 사업의 완료를 방해하고 지연시켜 과대한 지체상금 부과를 통해 계약을 파기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항공기상청의 요구로 기상산업진흥원이 발주하여 실시된 외부 감리용역 결과 라이다 성능은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기상산업진흥원의 최종 검사·검수에서도 현재 예비품 성능테스트만을 제외하고 모든 규격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상태”라며 “항공기상청의 검사·검수 지연 및 방해 행위는 부당한 횡포”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당초 쟁점이었던 라이다의 최대 탐지거리는 ‘자료 수집률’과 관련이 없으며, 최대 탐지거리 10㎞ 규격은 이미 검사·검수와 감리에서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면서 “항공기상청이 지난해 케이웨더가 형사고발한 항공기상청 직원들의 수사 재개를 막기 위해 사업완료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는 의심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부당행위의 구체적인 예로 “계약서에 명시된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설치지점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제조사 엔지니어 등의 공항 출입을 금지해 라이다 설치 과정을 방해했다”며 “이에 따른 지체금 지급 등을 이유로 제품 원 공급처인 프랑스의 라이다 제조사가 국제 소송까지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케이웨더에서는 원활한 사업진행을 위해 항공기상청장 면담을 수시로 요청했지만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러한 행위 또한 중소업체에 대한 갑의 횡포가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라이다(LIDAR)’란 맑은 날 공항에서 발생하는 순간돌풍을 적외선으로 탐지하고 관제시설에 알려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돕는 장비다. 기상청은 케이웨더로부터 납품 받은 라이다를 40여 일간 시험 운용한 결과 장애현상이 있다며 최근 케이웨더 측에 대한 외부 감리를 요청, 감리용역을 진행시킨 바 있다.

 

한편 지난 4월 9일 이미 완료 시한을 넘긴 케이웨더의 라이다 납품 사업은 현재 미리 납부한 계약보증금에서 매일 700여 만원의 지체보상금을 부담하고 있는 상태다. 7월 중순이면 보증금이 모두 소진되는 상황이다.

 

이날 케이웨더 측의 기자회견에 대해 항공기상청도 기상청을 통해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공항기상라이다는 항공기 이착륙 시 공항 인근의 순간적인 돌풍 현상을 탐지하는 중요한 장비로 높은 성능과 안정성, 정확도 등이 보장돼야 한다”며 “항공기상청이 자체 점검한 결과 1차 검사(2013.5.20)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으며, 핵심 점검항목들은 2차 검사(2013.5.30) 때에도 여전히 미해결 상태”라는 말로 검사·검수 지연에 대해 해명했다.

 

또 항공기상청은 “본 사업에 대한 감리용역 결과 도입예정인 라이다 장비의 모든 검사 항목에 대해 감리용역 회사는 ‘적합’으로 판정했다”면서도 “도입되는 장비에 대한 검사는 (자체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사항들을) 우선적으로 해결한 이후에 이뤄져야 하며, 그래야만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소 기상업계에서는 ‘갑’인 대기업의 횡포를 관리해야 할 정부 당국이 ‘갑’처럼 군림하려 해서 되겠느냐는 비난 여론마저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