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는 사람 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영향을 미친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어떤 동물들은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 특이한 행동 양식을 가지게 됐다. 또다른 동물들은 극한 기후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들의 모습까지 변화시켜 왔다.
추위를 잘 견뎌내는 대표 동물로 남극지방에 사는 펭귄이 꼽힌다. 펭귄은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3중으로 이뤄진 방수 깃털을 동원한다. 가장 두꺼운 외피층은 지방층이며 그 안에 얇은 깃털층이 공기층을 형성해 방한복 효과를 낸다. 얼음과 직접 닿는 펭귄의 발바닥은 얼지 않는다. 발바닥에 무수한 모세혈관 다발이 지나가고 있어 심장에서 나온 피가 발끝을 지나면서 적당하게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펭귄이 추위를 극복하는 방법에는 허들링(huddling)이란 것도 있다. 펭귄들이 한데 모여 서로의 체온으로 혹한의 겨울 추위를 견뎌내는 방법으로 무리 전체가 돌면서 바깥쪽과 안쪽에 있는 펭귄들이 계속해서 서로의 위치를 바꾸도록 한다. 바깥쪽에 있는 펭귄들의 체온이 떨어지면 안쪽 펭귄들과 서로의 위치를 바꿔가며 한겨울의 추위를 극복한다.
북극여우도 추위에 잘 적응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체온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귀가 짧고 둥글며 몸 전체가 빽빽하게 털로 덮여 있다. 특히 북극여우의 털은 붉은여우보다 방열기능이 50% 정도 뛰어나다. 또 기온이 내려갈수록 털의 성장은 200% 가량 증가한다.
이처럼 추위에 직접 맞서는 동물이 있는가 하면 겨울잠으로 추위를 피하는 동물도 있다. 개구리, 뱀과 같은 양서류나 파충류 등의 변온동물이 그에 속한다. 체온이 너무 많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외부 온도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에서 겨우 생명을 이어갈 정도로만 심장 박동이나 호흡을 유지한 채 겨울을 난다. 반면 기온과 상관 없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정온동물은 겨울 추위가 오면 대부분 먹이를 구하기 힘들게 된다. 이럴 경우 먹이를 구할 수 있을 때 까지 최소한의 신체활동으로 축적된 지방을 이용해 겨울을 버틴다. 여기에 속하는 대표적인 동물로는 곰, 다람쥐 등이 있다.
겨울을 나는 또다른 방법에는 따뜻한 지역으로의 이동이 있다. 이는 새와 같이 비교적 이동이 자유로운 몇몇 동물에만 한정된다. 대표적으로 철새들이 이에 속한다. 봄에 제비가 우리나라에 왔다가 늦가을 따뜻한 남쪽나라로 날아가는 것도 모두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이다.
건조한 사막날씨에 잘 적응한 동물로는 낙타가 꼽힌다. 발바닥이 스펀지처럼 푹신하고 커서 접지면적이 넓다. 때문에 모래에 빠지지 않고 걸어 다니기에 알맞다. 길고 두꺼운 속눈썹은 강한 모래바람의 먼지를 걸러 시야를 확보해 주며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눈을 보호해 준다.
낙타는 콧구멍을 스스로 막을 수도 있어 모래가 콧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귀 주위의 털은 길고 귀 안쪽까지 털로 덮여있기 때문에 모래나 먼지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한다. 또 위장이 여러 개라 물을 담아 오랜 시간 물 없이도 견딜 수 있다. 특히 등의 혹은 물이 아닌 지방이 저장된 것이며 신진대사에 필요한 에너지로 쓰인다.
한편 더위에 보란듯이 적응한 동물로는 얼룩말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흰색에 비해 검은색은 태양열을 더 잘 흡수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얼룩말의 몸 전체 얼룩무늬 중 검은 부분과 흰 부분의 표면 온도는 각각 37℃, 31℃로 6℃나 차이가 난다. 이렇게 온도차이가 나면 공기의 흐름이 생기기 때문에 바람이 생성된다. 놀랍게도 얼룩말의 표면에서도 이 원리가 적용돼 얼룩말은 스스로 바람을 일으키면서 열대기후에 적응하고 있다. 이밖에도 밤에 활동하거나 물속이나 그늘을 찾아 들어가는 등의 행동을 통해 더위를 식힌다.
|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