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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와 중서부, 캐나다에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닥쳐 비상사태가 선포되거나 휴교령이 내려지는 등 비상이 걸렸다. 연초 눈 폭풍이 할퀴고 간 이곳에 이번에는 북극의 찬 공기가 밀려 내려와 살인적인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미국국립기상청(NWS)은 5일(이하 현지시간) 이번 이상기후는 캐나다 북부에 있는 차가운 극소용돌이(polar vortex)가 이례적으로 남쪽으로 확장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북쪽의 찬 공기를 막는 방어벽 제트기류가 약해지자 갇혀 있던 극회오리 바람이 북미대륙 중서부 평원지대를 따라 남하해 이상저온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앞으로도 체감 온도가 영하 60℃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있겠으며, 미국 중서부·동부가 수년 내 최악의 한파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또한 5분 이상 맨살이 노출될 경우 동상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동부와 중서부,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는 지난 2일부터 약 46cm에 이르는 폭설이 내렸고, 이후 영하 20~30℃를 밑도는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16명이 숨지고, 미국 전역 2800여 편의 항공편이 지연됐으며 2300편의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국립기상청은 앞으로 시카고의 기온이 영하 26℃, 미네소타주의 기온이 영하 35℃까지로 더 떨어질 것이라며 이러한 한파가 며칠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지난 5일 미네소타주 크레인레이크는 영하 38℃까지 떨어졌고, 워싱턴DC와 미주리주, 캐나다 퀘벡 등이 20년 만에 최저기온을 갈아치웠다.

 

이처럼 북미대륙은 기록적인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는데 남미는 불볕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선 무려 50℃에 육박하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열사병과 탈수 증세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까지 생기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 100년 만에 최악으로 일컬어지는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열사병과 탈수 증세로 1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100㎞ 떨어진 북부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주의 기온은 1906년 이후 가장 높은 50℃를 기록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의 기온도 40℃를 오르내리고 있다.

 

무덥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칠레에선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칠레 정부에 따르면 지난 주말부터 중남부 지역에서 계속된 화재로 지금까지 1만 6200㏊ 넓이의 삼림이 불에 탔다. 피해액은 1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kth1984@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