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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봄철 불청객 ‘춘곤증’부터 ‘만성피로증후군’까지
  2019-03-20 16:27 온케이웨더   

나른한 봄이 되면 우리 몸은 피곤하고 고단하다. 만물이 소생하는 춘삼월인데, 하루가 다르게 싱싱하고 짙어지는 풀잎과는 반대로 나날이 몸이 시들해지고 축축 처지는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몸은 천근만근 무겁고 점심 식사 후에는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도 든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나른한 봄철 불청객 춘곤증부터 6개월 이상 이어지는 만성피로증후군 등 ‘피로의 모든 것’을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권길영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왜 봄이 되면 늘어질까?...춘곤증(春困症)

봄이 되면 낮이 길어지고 밤이 짧아진다. 자연히 활동량이 늘어나고 수면시간은 줄어들며, 상승 기온으로 근육은 이완되어 나른한 느낌이 든다. 흔히 봄을 탄다고 표현되는 춘곤증은 의학계에서 공인된 질환은 아니지만, 환경변화로 인한 신체의 일시적인 환경 부적응증으로 보통 1~3주가 되면 없어진다.

춘곤증의 원인은 아직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겨울 동안 움츠려있던 신진대사기능이 따뜻한 봄날에 활발해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피로로 추측된다. 그 밖에 업무환경변화, 활동량 증가로 인한 육체적 피로, 불규칙한 식사나 수면, 폭식, 과음, 노화 등이 있다. 또한 봄이 되면서 취직, 인사이동, 입학 등 일상의 변화를 겪게 된다.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동안에는 아무래도 휴식시간이 적고 적응을 위한 신체 및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피곤해지고 나른해질 수 있다.

더군다나 봄이 되면서 활동량이 늘어나게 되면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비타민 B군과 비타민 C가 더 많이 필요한데, 바쁜 현대인들은 식사를 거르거나 인스턴트 식품 등으로 간단히 때우는 경우가 많다. 결국, 비타민 B군이나 C, 그 밖의 미네랄이 결핍되기 쉬워 춘곤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춘곤증 이겨내려면?...아침 식사 필수!

춘곤증을 이겨내려면 아침 식사는 반드시 해야 한다. 아침을 거르면 뇌에서 활발할 활동을 위해 필요한 탄수화물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므로 허기진 상태에서 오전을 무기력하게 보내며 점심때 과식을 하게 되어 춘곤증을 악화시킨다. 아침 식사는 배부르지 않을 정도로 하되 단백질이나 지방보다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또한 피로회복을 위해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자. 비타민 B와 C가 충분한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되, 돼지고기 등의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C는 봄철 채소와 신선한 과일, 산채류, 봄나물 등에 많이 들어있다. 특히 풋마늘, 쑥, 취나물, 도라지, 두릅, 더덕, 달래, 냉이, 돌미나리, 부추 등 봄나물에는 입맛도 돋워주고 피로회복에 좋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 각종 해조류에는 비타민, 미네랄 등 미량 영양소가 많아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므로 끼니때마다 다시마, 미역, 톳나물, 파래, 김 등 해조류를 곁들여 먹으면 춘곤증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동시에 생선이나 두부 등을 통한 단백질의 섭취도 중요하다. 끼니마다 챙겨 먹을 수 없다면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적당한 카페인 음료 (커피 한 두잔) 와 함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은 신진대사를 빨리 회복시킨다. 그러나 졸음 해소 차원에서 커피와 같은 카페인 음료를 평소보다 많이 마시면, 처음에는 어느 정도 각성효과가 있으나 정도를 지나치면 이뇨 작용으로 인한 탈수와 지나친 각성으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점심 식사 뒤 20~30분 정도 눈을 붙이는 것도 좋다. 잠깐의 낮잠은 업무 능률을 올린다. 일 때문에 잠을 못 잔 경우엔 주말에 1, 2시간을 더 자서 피로를 푸는 것이 좋다. 그러나 몰아서 잔다며 10시간 이상 자는 것은 생체시계의 시스템을 깨기 때문에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피로를 동반하는 질환이나 약제

피로는 다른 질환에 따라 동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흔한 질환으로는 빈혈, 갑상선 질환, 당뇨병, 수면무호흡증이 있다. 만성간염이나 간 경화 등의 만성간질환, 심부전증, 각종 암 등도 피로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피로를 유발하는 약물도 있다. 감기나 비염,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에 사용하는 항히스타민제, 고혈압이나 심부전증에 사용하는 이뇨제, 고혈압이나 협심증에 사용하는 베타 차단제, 신경안정제, 카페인이 들어있는 약제의 만성 복용 등이 해당된다. 다음과 같은 경우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 질병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한 달 이상 계속 피곤한 경우

▲ 무리하지 않고 쉴 만큼 쉬었는데도 피로가 지속되면서 피로 이외에 체중감소, 식욕부진 등 다른 증상이 나타날 때

▲ 과로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피로하고 휴식을 취해도 피로회복이 안 되는 경우

▲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

▲ 시간이 지나면서 나른함이 점점 심해질 때

▲ 어느 날 갑자기 증상이 나타날 때

▲ 나른함 때문에 이전과 비슷한 일을 해도 힘이 들 때

▲ 낮에 졸음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6개월 이상 피곤이 이어진다면 만성피로증후군?

피로는 “피곤하다, 기운이 없다, 힘들다, 나른하다” 등으로 사람마다 표현하는 방법과 느끼는 정도가 서로 다른 매우 주관적인 현상이다. 의학적으로 피로는 일상적 활동 이후 비정상적으로 탈진을 하거나, 기운이 없어 지속적 노력이나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없거나, 일상적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기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갑자기 일상생활 패턴이 바뀐 경우나 수면이 부족한 경우, 평소에 하지 않던 심한 운동을 한 경우, 해외여행으로 시차에 적응하지 못한 경우 등은 갑작스러운 생활의 변화로 몸이 적응하지 못해 누구나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태로 만성피로라고 볼 수 없다.

문제는 피로가 지속되는 기간이다. ▲일주일 이내인 일시적 피로 ▲한 달 이내의 급성 피로 ▲1~6개월 정도 지속되는 지속성 피로 그리고 ▲6개월 이상 지속되며 원인이 있는 만성피로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분류한다.

그렇다고 해서 피곤을 오랫동안 느낀다고 해서 모두가 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아니다.

자칫 피곤을 오랫동안 느낀다고 해서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자가진단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환자 중 2~5% 정도만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만성피로증후군은 원인 질환이 없이 임상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나타나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상태를 말한다. 즉, 피로를 일으키는 원인은 과로, 수면 부족, 임신 등의 생리적인 원인,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증 등의 정신적인 원인, 감염, 내분비질환, 대사질환, 류마티스질환 등으로 다양하지만 만성피로증후군은 이와 독립된 것으로 이런 원인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질환이다.

만성피로증후군, 인지행동치료와 유산소 운동으로 치료 가능

만성피로증후군 진단은 일반적으로 1994년 미국의 질병 통제 예방센터에서 정한 기준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현재의 힘든 일 때문에 생긴 피로가 아니어야 한다. ▲휴식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야 한다. ▲직업, 교육, 사회, 개인 활동이 만성피로 증상이 나타나기 전과 비교했을 때 실질적으로 감소해야 한다. ▲기억력 또는 집중력 장애, 인후통, 경부 또는 액와부 림프선 압통, 근육통, 다발성 관절통, 새로운 두통 ▲잠을 자도 상쾌한 느낌이 없음 ▲운동 또는 힘들게 일을 하고 난 후 나타나는 심한 권태감 중 4가지 이상이 동시에 6개월 이상 지속 되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고, 일반적으로 몸의 불균형 상태가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단시간에 치료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환자 증상 개선에 비교적 효과가 있고, 연구결과가 축적된 치료법으로는 인지 행동 치료와 점진적인 유산소 치료가 있다. 인지 행동 치료는 정신 치료의 한 형태로서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며, 점진적인 유산소 운동으로는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있으며 물리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때 매우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운동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시작한 후 증상이 악화하거나 운동 후 피로감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3개월을 기준으로 주 5회 5~15분씩 운동하도록 하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매주 1~2분씩 운동시간을 늘려 하루 최대 30분이 되도록 한다. 운동 강도는 최대 산소 소비량의 60% 정도로 제한한다.

권길영∥을지대학교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타임즈 뉴스팀 [news@e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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