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있으나 정부의 관련 정보 제공 속도가 늦어 담당 공무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8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1월 조직개편 때 기후대기과를 신설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 문제를 관리하는 부서다. 전국 광역지자체 중 가능 늦게 출발했다.
대기환경 전담 부서 설치를 계기로 도와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 환경단체들은 지난 3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세먼지 저감 대책 원탁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발제자의 미세먼지 실태 보고는 토론회 참석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충북 지역 미세먼지 관측 농도 자료를 근거로 미세먼지 실태를 설명했는데, 2008년부터 2014년까지의 측정치였다.
4년이나 지난 미세먼지 관측 자료를 근거로 지역별 미세먼지 대책을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의 보고서를 근거로 발제자가 제시한 2008~2014년 도내 대기질 측정망 10개소의 관측 농도 중 제천지역 대기질이 가장 나빴다. 보고서는 "제천시 장락동이 오존을 제외한 모든 오염물질 농도가 도내에서 가장 높았다"고 했다.
그러나 충주·제천·단양 등 충북 북부지역의 2017년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횟수는 나머지 지역보다 적다. 지난해 도내 21회 미세주의보 중 북부지역은 9회였다. 올해 들어서도 도내에서는 23회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는데, 북부 지역은 10회였다.
국립환경과학원 등 환경 당국의 미세먼지 실태 분석자료 제시가 '소걸음' 행보를 보이는 것은 자료가 방대하고 분석 기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고 도는 전했다. 2015년 미세먼지 실태 분석 자료 역시 아직 나오지 않았다.
조급해진 지자체들이 각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직접 미세먼지 농도 분석과 관리에 나서겠다며 정부에 장비 구입비 등 예산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토론회 개최 전 환경과학원에 최신 자료를 요청했지만 허사였다"면서 "모든 지자체가 주민 건강과 직결되는 대기환경 관리에 나서고 있으나 정부 당국의 분석 자료 등이 제 때 제시되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부 당국도 대기질 통계 자료 발표를 서두르기 위해 인력과 장비 보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도는 다른 시·도와 함께 미세먼지 분석 장비와 인력 지원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병찬 [bclee@newsis.com] Copyright 뉴시스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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