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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미세먼지 규제 강화정책으로 폐기물 사업에 진출한 사모펀드(PEF)가 수익성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 영세업체가 버티지 못해 문을 닫으면서 단가가 올라간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느슨한 관리를 하던 사업장이 철퇴를 맞기도 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 정부의 규제강화‥영세 사업장 휘청 반사이익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이려 폐기물 소각 규제를 강화하면서 폐기물업체를 들고 있는 PEF들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미세먼지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산업폐기물 매립장과 소각장을 환경 유해시설로 꼽으면서 감시를 대폭 강화하자 규제를 지키지 않던 영세업체부터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과거 영세업체들은 수익을 위해 음성적으로 지정된 용량 이상을 처리해오다 엄격해진 규제에 철퇴를 맞은 것이다. 폐기물 공급은 그대로인데 이를 처리할 소각장이 줄어드니 단가가 자연스럽게 올라가며 살아남은 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특히 폐기물사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경기도 덜 타는데다 다른 폐기물업체와 결합하면 기업의 경쟁력을 손쉽게 높일 수 있어 최근 PEF가 적극적으로 뛰어든 영역이다. 환경관리주식회사를 보유한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SC PE),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EMK)의 지분 100%를 4000억원에 인수한 IMM인베스트먼트, 맥쿼리 계열의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이하 맥쿼리PE) 등이 대표적으로 폐기물 사업에 투자한 PEF다.
폐기물 처리시설은 규제를 포함한 진입 장벽이 높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곳부터 도태되면 나머지 업체의 점유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폐기물업체를 보유한 PEF 관계자는 “PEF는 인건비나 시설투자 비용을 더 투입하더라도 환경 규제를 엄격하게 지켜왔다”면서 “PEF업계 전반적으로는 (규제강화를) 호재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수익성 개선 호재…관리부담은 커져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폐기물 회사 몸값도 올라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PEF는 대개 기업을 사들인 뒤 3~5년 정도 기업가치를 올린 뒤 다시 내다 파는 데 매각 시 차익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맥쿼리PE는 소유하고 있는 폐기물 처리 업체 5곳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길게 보면 정부의 규제 강화가 PEF 업계의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감시망이 촘촘해지면서 관리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자칫하다가는 문을 닫을 수도 있다. 실제 맥쿼리PE가 보유한 진주산업이 당국으로부터 지난 2월 사업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다. 허용된 기준치를 초과해 쓰레기를 소각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진주산업은 취소처분에 불복해 ‘사업허가취소 처분금지' 소송을 진행 중으로 전해진다. 만약 법원이 당국의 손을 들어주면 해당 사업장은 폐쇄 위기에 몰릴 수 있다. 다른 PEF가 보유한 폐기 물업체 한 곳도 용량을 초과해 폐기물을 소각하다 지자체와 환경 당국에 적발된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폐기물 업체들이 관행적으로 허용치 이상으로 물량을 처리했다.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사업 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하는 추세”라면서 “PEF 업계 역시 작년까지 활발하게 폐기물업체를 인수하는 분위기였으나 올 들어서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장순원 [crew@edaily.co.kr] Copyright 이데일리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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