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씌우면 아이가 갑갑해 하지만 별수 있나요."
대구 중구 어린이집에서 만난 학부모 전모(34·여)씨는 18일 "외출 시 아이에게 미세먼지 방지용 마스크를 꼭 씌운다"면서 "일회용이라 한 번 쓰고 버려야 해 비용부담이 크다"고 했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연일 대구를 뒤덮자 시민들이 자구책을 세우고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뾰족한 대안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에어코리아는 이날 대구의 미세먼지(PM10) 농도를 '나쁨'으로 예보했다.
미세먼지 등급은 '좋음'(0~30㎍/㎥), '보통'(31~80㎍/㎥), '나쁨'(81~150㎍/㎥), '매우 나쁨'(151㎍/㎥ 이상)으로 나뉜다.
이날 오후 2시를 기준으로 대구의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04㎍/㎥로 집계됐다. 순간 최곳값은 서구 이현동 153㎍/㎥, 북구 노원동 130㎍/㎥ 등을 기록했다.
미세먼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드는 만만치 않은 비용도 각자 몫이다.
임산부 박혜진(30·여·대구 남구)씨는 최근 초미세먼지까지 걸러 준다는 고성능 필터를 부착한 에어컨을 실내적정온도에 맞춰 가동한다.
박씨는 "유난을 떤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미세먼지가 뱃속 아기에게도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이 돼 하루 3시간씩 에어컨을 돌리고 있다"면서 "다음 달 전기세를 생각하니 한숨이 나온다"고 했다.
직장인 신재겸(31·경북 경산)씨는 집 안의 공기 질을 직접 측정하기 위해 해외직구로 12만 원을 들여 가정용 미세먼지 측정기를 장만했다. 시중가는 50만 원을 호가하는 제품이다.
환경부의 미세먼지 측정자료는 면적보다 측정기 수가 부족해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미세먼지 방지용 마스크의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차단율에 따라 1000원에서부터 10만 원에 달하는 제품도 상당수다.
이명순(56·여·대구 달서구)씨는 원래 사용하던 공기청정기를 중고로 되팔고 미세먼지를 최대 90%까지 걸러준다는 최신형으로 바꿨다.
이씨는 "요즘 자연 환기가 어려워 생각 날 때마다 수시로 공기청정기를 틀어 집안을 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대구시가 노약자와 빈곤층을 위해 84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황사용 마스크를 구입했지만 1인당 3장밖에 돌아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지방자치단체도 차량 이부제와 대중교통 수를 늘려 자동차 이용량을 줄이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배소영 [soso@newsis.com] Copyright 뉴시스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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