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강으로 유출되는 일반의약품들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야생동물의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지질학회 회의에서 "약 폐기물이 전 세계의 강을 오염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50년 이전에 의약품의 수로 유출량이 현재보다 3분의 2 정도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델프트 수자원 교육센터 연구원으로, 약물 오염을 추적 기법을 개발하는 국제팀을 이끌고 있는 프란체스코 브레올리는 "담수생태계의 상당 부분은 고농축 의약품에 의해 잠재적으로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진통제와 항생제, 항-혈소판제, 호르몬, 정신적 약물, 항히스타민제와 같은 많은 약물들이 야생동물에게서 위험한 수준으로 발견되고 있다. 예를 들어 내분비 교란 물질은 어류와 양서류에 성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브레올리 연구진은 일반적인 항염증 약물인 '디클로페낙'을 사용해 담수 생태계에서 약물의 확산과 존재를 규명해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환경보호국은 '디클로페낙'의 확산을 환경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수의사들이 디클로페낙을 사용함으로써 인도 아시아 대륙에 독수리의 하위 종이 멸종 직전까지 이르기도 했다.
연구 결과, 전 세계의 강 1만km 이상에서 '디클로페낙'의 함량이 EU '경고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EU 경고 기준은 1리터 당 100나노그램이다.
브레올리 연구원은 "디클로페낙의 배출은 다른 수천 개의 의약품과 개인용 관리 제품들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디클로페낙 소비량은 연간 2400t이 넘는다. 수백t의 폐기물이 남아 있으며, 이 중 일부(약 7%)만이 처리시설에서 걸러진다. 20%는 생태계에 흡수되고, 나머지는 바다로 들어간다.
브레올리 연구진의 분석 결과, 폐수가 4분의 1 미만으로 처리되고 대부분의 의약품을 걸러 내지 못하는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의 대부분 지역에서 디클로페낙 오염 수준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추정됐다.
브레올리는 "기술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상당한 (약물)소비 감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대도시의 하수 시스템의 급격한 확대됐지만 많은 부분이 처리되지 않아 하천 오염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또다른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강수윤 [shoon@newsis.com] Copyright 뉴시스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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