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미세먼지로 불편한 나날이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휴교령을 내려달라는 민원이 경기도교육청에 빗발치고 있다.
27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대기중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전날부터 관련 부서에 "휴교령을 내려달라"는 민원이 폭주했다.
미세먼지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담당 부서에는 26일부터 하루 수십여통씩의 전화가 걸려와 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였다. 도교육청 홈페이지에도 민원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학부모 고모씨는 '학교 휴교령 내려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세먼지 심하다고 외출자제 시켜달라는 문자는 오는데, 공기청정기 한 대 없는 학교는 빠지면 무단결석 처리되고 어쩌란 말인지 모르겠다"며 "실외활동만 안하면 아이들이 머무는 교실은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가요?"라고 물었다.
고씨는 "학교가 발암 물질로 가득차 있는데 어떻게 아이들을 등교시키냐"면서 "당장 내일이라도 휴교령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최모씨도 "미세먼지가 주말내내 기승이었고, 오늘도 계속 이어질거라는 예보가 있었는데 왜 가만히 계시냐"며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에,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글을 남겼다.
또다른 학부모 나모씨는 "초미세먼지가 매우 심각해 마음 같아선 학교 안보내고 싶었지만, 유치원과 달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보냈다"며 "미세먼지 심하면 마스크를 쓰고 바깥활동을 자제하라고 안내만 하지 말고, 각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학교 교실 안에서 만큼은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민원이 잇따르고 있지만, 도교육청은 휴교령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난색을 표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학교장은 비상재해 등 급박한 사정이 발생했을 때 임시휴업을 할 수 있다.
관할 교육청은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재해 등의 긴급한 사유로 정상수업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학교장에게 휴업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교육감도 천재지변이 발생하면 휴교령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천재지변에 미세먼지는 포함돼 있지 않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휴교는 각급 학교 실정에 따라 학교장 재량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긴급한 재난 상황엔 도교육청이 휴교령을 내릴 수도 있겠지만, 미세먼지와 관련해선 아직 재난 수준에 준하는 것인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갑자기 휴교를 결정하면 맞벌이 가정 등에선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며 "현재 미세먼지 단계별 대응 매뉴얼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실외 수업을 금지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현재 도내 미세먼지(PM10) 농도는 ▲북부권 138㎍/㎥ ▲동부권 100㎍/㎥ ▲118㎍/㎥ ▲116㎍/㎥이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북부권 88㎍/㎥ ▲동부권 61㎍/㎥ ▲81㎍/㎥ ▲77㎍/㎥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도란 [dorankim@newsis.com] Copyright 뉴시스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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