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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풍력 등 청정에너지원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이 환경성과 주민 수용성에 발목이 잡혀 줄줄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환경부가 올해 안으로 발전사업 허가 전에 환경성과 주민 수용성을 검토하는 ‘계획입지제’를 도입하기로 한 데다 이미 허가를 받은 발전사업에 대해서도 엄격한 환경 검증 잣대를 들이대기로 한 탓이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15일 경북 양양군 양구리 풍력발전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재생에너지의 원활한 3020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앞으로 환경성, 주민 수용성이 같이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 확대하는 내용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제시했다. 이 계획에는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에 총 110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재생에너지에 대한 이 같은 막대한 투자는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짙어졌다.
김 장관이 언급한 환경성과 주민 수용성에 대한 고려는 계획입지제를 기반으로 한다.
계획입지제는 광역지자체가 부지를 발굴하면 중앙정부 승인을 거쳐 민간사업자에 부지를 공급하고, 민간사업자가 지구개발 실시계획을 수립하고선 중앙정부 인허가를 받는 방식이다.
이때 마을공모 방식을 도입하고 계획 심의 때 주민 수용성 등을 중점 평가해 수용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구개발 기본·실시계획 심의 전에 환경영향평가를 의무적으로 실시해 환경성을 검증하게 된다.
계획입지제가 도입되면 환경성·주민 수용성 검토가 더욱 까다로워질 게 불 보듯 뻔한 탓에 적지 않은 재생에너지 사업이 인허가 단계조차 이르지 못하고 백지화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발전사업 인허가 후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는 지금도 재생에너지의 입지는 생태자연도 1등급지, 백두대간 등과 겹치면서 환경 훼손 문제로 지지부진한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풍력발전기 설치는 물론 진입도로, 송전선로로 인한 경관 훼손, 소음·저주파 등 생활건강 피해 논란 등으로 인해 바람 잘 날이 없다.
이런 가운데 환경성과 주민 수용성을 사전 검증하는 계획입지제는 사실상 입지 선정 단계에서 재생에너지 사업 추진을 가로막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공통된 시각이다.
김 장관은 “풍력 입지에 대한 환경성·경제성 충돌을 완화하기 위해 환경적으로 덜 민감하면서 풍력 보급이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우선 입지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건이 우수한 풍력 입지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환경부가 이미 발전사업 허가를 받아 환경영향평가를 앞두고 있는 사업, 백두대간 핵심구역·생태자연도 1등급지 등에 입지한 사업에 대해선 환경영향평가를 엄격하게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히면서 일정 궤도에 오른 사업마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계획입지제는 환경성과 수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입지 확보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며 “이미 허가를 받은 곳의 경우 환경성·수용성 등을 이유로 취소되거나 축소되면 대체 입지를 찾기가 어려워 현실적으로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남 [knp@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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