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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0년 넘은 노후기반시설 많아 안전관리 강화 시급”
송창영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
  2014-06-09 06:58 박선주   
 
현대사회는 도시의 고밀도화, 기상이변 현상의 증가, 산업화 등에 의해 예측하기 어려운 재난이 발생하고 있다. 그 피해 양상도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는 안전에 대한 의식부족으로 교통·전기·화재·폭발 등의 안전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예측이 어려운 안전사고로부터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안전에 관한 지식과 올바른 안전행동의 습관화가 필요해 보인다. 재난은 발생 원인이나 규모에 상관없이 우리의 생활과 사회에 영향을 끼쳐 사회의 원래 기능과 질서가 무너지는 등의 피해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최근 나라 안팎으로 크고 작은 재난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송창영(45) 이사장(중앙대 건설대학원 교수)를 만나 재해를 비롯한 재난안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안전, ‘만의 하나’에 대비하는 데서 출발”

 ▲ 송창영 교수는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송창영 교수는 “우리나라는 재난관리에 있어서 무엇보다 철학과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난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을 살리는 일인데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해져 개인의 이익을 위해 규제를 무시하는 것이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되고 있다”며 “결국 이 같은 문제는 진정성을 가지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풀린다”고 강조했다.
 
재난관리란 위험과 불확실성을 지닌 재난의 발생을 예방하고 위험을 최소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발생한 재난에 대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정상상태로 복구시키는 과정을 포함한다. 모든 측면을 고려한 재난의 잠재적 원인과 재난의 진행, 그리고 재난으로 인한 결과를 관리하는 것이다.
 
그는 “재난관리는 피해규모는 물론 사회적 파급효과를 줄이고 인간존엄성을 포함한 국민의 복지와 삶의 수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뤄져야 한다”며 “특히 국민의 신체·생명·재산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규제가 있다. 규제를 지키는 것은 불편함이 따르지만 안전을 고려해 이를 감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어 그는 “세월호는 일반사고와는 차원이 다르다. 심각성을 인지하고 같은 상황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재난관리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안전처를 세울 때도 ‘국민안전지원처’라는 이름이 더 적당 할 것”이라며 “사고가 나면 초동대처는 지자체의 관계자들과 지역민들이 하고 정부는 국민을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도로·철도·항만 등 사회기반시설(SOC)은 대부분 1960~70년대 경제개발을 통해 건설되기 시작했다. 그는 “30년 이상 경과한 시설물들이 늘고 있어 노후시설에 대한 제대로 된 안전관리가 없다면 시설물의 파손이나 붕괴 등의 재난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재난안전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나라 공무원은 순환보직이기 때문에 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안전 관리 제도나 규제, 매뉴얼 등이 수없이 정비돼 왔지만 실전능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안전을 위해서는 ‘만의 하나’에도 대비해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자연재난 예측 더 어려워져…대비 시급”
 
송 교수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난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연재난은 크게 두 가지 현상에 의해 발생한다. 하나는 기상현상이고 다른 하나는 지구의 지질작용에 의한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지진·화산활동 등의 지질재난보다는 이상기상 현상에 의한 기상재난이 많다”고 설명했다.
 
21세기 들어 지구온난화로 집중호우가 발생하고 엘니뇨 현상에 따른 홍수·가뭄·폭설의 발생가능성이 높아졌다.
 
▲ 송창영 교수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자연재해를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박선주 기자
 
이어 그는 “방재학에서는 기상 요인에 의한 자연재난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고 사회적 재난은 대부분 예측이 불가능 한 것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연재난을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적재난은 예측하기 어렵고 기상재난을 포함한 자연재난은 예측이 쉬운 것으로 여겨왔지만 최근에는 달라졌다는 얘기다. 그는 “최근에 자연재난에서 이전에는 예측할 수 없는 데이터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를 늘리고 보다 심도 있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자연재난 발생이 증가하는 이유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지적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피해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2년 8월 한반도를 내습한 태풍 ‘루사’는 강릉에 하루만에 870.5㎜의 비를 뿌렸다.
 
태풍은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아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하며 고위도 지방으로 이동하는 기상 현상이다.
 
그는 “태풍 루사가 동해안에서 많은 비를 뿌렸던 것은 당시 바닷물의 수온이 높았기 때문”이라며 “태풍은 평균 수온이 27℃ 이상의 바다에서 발생하는데 바다에서 따뜻한 수증기가 많이 발생하면 태풍의 세력이 거세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지난해 11월에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하이옌’도 바닷물의 수온이 높아 겨울이었지만 위력이 매우 셌다”고 덧붙였다. 당시 필리핀에 상륙한 태풍 하이옌의 반경은 600㎞ 정도로 한반도를 완전히 덮을 수 있는 규모였다. 순간 최대 풍속은 시속 379㎞에 달했다. 이는 1초에 105m를 날아가는 속도다.
 
또 우면산 산사태도 있다. 지난 2011년 7월 27일 우면산 산사태 때 서울 지역은 2011년 1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누적강수량이 1751.6mm를 기록하면서 이미 평년 연강수량 1450.5mm를 20.8% 초과한 상태였다. 특히 장마기간인 6월 22일부터 7월 17일까지 27일간 총 802.5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당시 산사태 발생 3일 전부터 서울에 강우가 시작됐는데 7월 24일 5.5mm, 7월 25일 20.0mm, 7월 26일 92.0mm, 7월 27일 241.5mm를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당시 중국해를 지나는 따뜻한 수증기를 머금은 하층의 제트기류와 중국 상층의 저기압에서 온 찬 공기가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 만나면서 비구름대가 급격하게 발달해 호우가 발생했다.
 
한국 빗물활용도 10%대 불과…빗물저류조 확충을
 
▲ 송창영 교수는 여름철 홍수나 집중호우,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빗물저류조를 확충해 빗물 활용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주 기자
 
송 교수는 “단시간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졌던 우면산 산사태도 장마기간에 발생했다”며 “여름철 재해인 장마와 홍수, 가뭄에 대비해 ‘물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여름철 뉴스를 보면 ‘태풍’이 한반도를 내습한다는 보도가 있은 후 일주일 후에 ‘가뭄’ 소식이 전해온다”며 “태풍에 많은 강수가 동반되지만 같은 시기에 물 부족에 시달리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물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미래학자들은 만약 3차 대전이 온다면 ‘물’ 때문에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비가 내리면 하수관을 통해 물을 바다로 흘려보내기에 급급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독일과 미국에서는 방재차원에서 중수시스템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일본도 학교 운동장 땅을 수직으로 파 그 안에 빗물을 모아서 쓰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빗물활용도는 연 강수량의 10%대에 머물고 있다.
 
그는 “기후변화와 도시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물 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빗물활용을 늘린다면 홍수뿐만 아니라 물 부족 현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댐에서 정수된 물이 정화돼 서울로 전해지면 씻고, 음식을 조리하는 데도 이용되지만 화장실 용수나 빨래를 하는데도 같은 물이 사용된다. 깨끗한 물을 다 같은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낭비”라며 “빗물저류조 등을 설치해 빗물 활용률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빗물저류조란 물 부족과 침수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비가 올 때 빗물을 모아뒀다가 생활용수·청소용수·소방용수·조경용수 등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시설이다. 또 가뭄이 왔을 때는 물을 하천으로 방류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어 그는 “최근 기상이변의 영향으로 자연재난의 규모도 커지지만 사회적, 인적 재난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안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때”라며 “이익과 안전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진정성 있게 반성하고, 재난관리 제도와 법을 지킬 때”라고 강조했다.
 
▲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송창영 이사장 ⓒ박선주 기자
 
▣송창영 이사장은
▷전남대학교 건축공학 박사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 ▷중앙대학교 건설대학원 겸임교수 ▷안전행정부 정책자문위원회 재난안전분과위원 ▷정부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재난안전 평가위원 ▷정부 위기관리표준매뉴얼 자문위원 ▷소방방재청 규제심사위원 ▷안전행정부 국가기반체계 재난관리 합동평가단 위원 ▷국토교통부 중앙건설기술 심의위원회 위원 <주요저서>▷재난안전 이론과 실무 ▷구조물 안전의 이해 ▷ 재난안전 A to Z ▷놀이시설 안전관리 이론과 실무 ▷건축구조 안전의 이해 등

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parkseon@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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