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순간도 숨을 쉬지 않고는 살 수 없다. 대기 중 화학물질이 노출됐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숨을 쉬는 것이 찝찝하다. 특히 지난해 9월 발생한 경북 구미산업단지 누출사고는 5명의 사망자와 53억원이라는 엄청난 손해를 낳았으며 이후 환경오염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올해도 삼성전자 화성공장, 구미 LG실트론, 시흥 시화공단 등에서 불산 관련 누출사고 잇따라 발생해 환경오염의 중요성과 관심도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국립환경인력개발원(인천 서구 경서동 종합환경연구단지 내)에서 박응렬(54)원장을 만났다.

 

 

박 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과거에는 교육을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정책이나 관련법 교육도 그것을 그저 전달하는 단계에 그쳤죠. 하지만 작년 화학물질 안전사고 사례에서 비춰볼 때 교육이 현실의 행동양식을 바꾸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환경전문인력 양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죠. 환경교육의 틀도 실무, 현장, 문제해결중심으로 점차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원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환경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지난해 구미 불산유출사고 등이 발생한 뒤 정부의 화학사고 예방과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습니다. 이에 따라 화학물질 사고 및 테러 관련 교육과정을 3개에서 5개로 늘리고 교육인원도 대폭 확대해 소방방재청,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 업무 종사자들이 교육을 받기도 했습니다.”

 

-국립환경인력개발원은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환경 공무원을 비롯해 관련 분야 민간 기술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학생이나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녹색생활 실천 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교육을 수행하는 환경부 소속 전문교육기관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환경과 연관된 공무원이나 사회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전문지식과 환경의식을 고취시키는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이곳에서 주로 수행하고 있는 환경교육업무는 (옛)환경청 국립환경연구소에 교학과가 설립된 지난 1980년 시작됐습니다. 이후 1992년 환경공무원교육원으로 독립되면서 업무가 확장됐고 지난 2006년 국립환경인력개발원으로 명칭이 변경돼 현재에 이르게 됐습니다.
교육이 주된 업무이지만 이외에도 온실가스 검증심사원이나 환경측정분석사와 같은 환경전문인력 양성업무, 아태지역 등 개도국 정부의 환경 관련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국제환경교육 및 국제협력업무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개발원에서 운영 중인 교육과정을 알고 싶습니다.
“교육생은 초등생부터 일반인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교육생 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작년에는 최초로 2만명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운영 중인 교육과정은 교육대상자를 기준으로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환경관련 공무원 교육입니다. (환경부 소속기관이다보니) 환경과 관련된 일을 하는 공무원들이 필요한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정을 두고 있습니다. 둘째, 민간 기술인력 교육입니다. 특히 민간기업은 법령에 의거해 환경관련 인력이 필요한데요, 이때 환경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문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사나 학생들에 대한 녹색생활 실천교육입니다. 특히 초등생부터 대학생까지 학생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은 주로 방학 기간 내에 많이 이뤄집니다.”

또 ‘환경탐방’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교육생들이 환경 관련 현장을 둘러보고 현장의 문제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교육과정입니다. ‘생태환경시설’, ‘자원순환시설’ 등 분야별로 다양한 환경현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환경전문인력 양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실무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우리 개발원의 올해 교육 운영방식 키워드를 실무 중심교육으로 삼고 현장학습 및 체험학습 등과 같은 실행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어떤 과정에 사람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까.
“석면해체작업관리원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석면이 함유된 건축물의 안전한 해체 및 관리에 관한 것으로 이 교육을 이수할 경우 감리원 자격을 부여받게 됩니다. 현재까지 배출된 석면해체작업감리원의 수가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분야의 자격을 취득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고 보여집니다. 또한 초·중·고의 교장 선생님을 대상으로 한 ‘학교장 환경정책연수 과정’의 반응도 무척 좋습니다.”

 

-‘지구환경과 기후변화’라는 교육과정도 있다죠.
“농촌, 도서 벽지 초등생을 대상으로 전문강사가 학교를 방문하는 과정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일상생활의 변화를 체감하도록 하고 이에 따른 실천 방법 등을 제시하는 교육입니다.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만큼 놀이나 체험 위주로 구성됐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교육 기회가 적은 농촌, 도서 지역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박 원장은 “이론을 바탕으로 하되 현장을 찾아 직접 보여주고 설명하는 현장체험 학습형 교육과정이 더욱 늘어나야 합니다. 체험을 함께 해야 기억에 오랫동안 남습니다. 실제로도 이런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의 만족도가 가장 높더라고요. 환경교육은 미래를 위한 최고의 투자입니다. 어린 학생들에게 환경에 대해 몸소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