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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경제가 발전하고 자동차가 늘어나면 대기오염과 함께 사는 것을 당연시하기 쉽죠. 하지만 실제 대기오염이 사람의 질병과 사망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합니다. 특히 기존 심폐질환자들과 노약자들의 조기 사망을 유발합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신동천(57)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기후변화가 진행되면서 오존·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질병·사망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한해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자가 교통사고 사망자를 넘어선 지 오래”라고 강조했다.

▲ 신동천 연세의대 교수

 

신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대기오염은 호흡기 질환 뿐 아니라 동맥경화, 혈전증 등 심혈관질환까지 유발한다. “웬만한 크기의 먼지는 호흡기에 걸려 인체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PM10과 같은 초미세먼지는 인체 내부에 침투하고 순환기로까지 넘어갈 수 있어요. 그 경우 미세먼지에 붙어있는 여러 성분들이 인체 활성산소와 작용해 독성을 띠게 됩니다. 그게 장기적으로 누적되면 혈액의 점도가 끈끈해져 동맥경화처럼 혈관이 막히는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는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서 여름철 햇빛이 더 강해지고, 이는 대기 중 오존의 양을 늘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오존은 기존의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키고 정상인의 폐 기능을 저하시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기온이 상승할수록 생성이 활발해진다는 특성이 있다. 자동차 배기가스 등과 같은 오염물질 중 오존으로 변하는 양이 많아지면서 이로 인한 사망자도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폭염·혹한 등 극한 기상이 잦아지면서 에어컨·난방기기의 사용량이 증가하는 것도 대기오염물질 배출 총량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오염이 기후변화를 낳고, 기후변화가 또다시 대기오염을 낳는 악순환을 만든다는 얘기다.

 

그는 이같은 대기오염 문제의 주원인으로 자동차를 꼽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대형차 중심의 자동차 소비패턴 탓에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이 다른 나라보다 심각한 상황.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중 중대형차 등록 비중은 62%(지난해 기준)에 달한다. “서울의 공기질이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대기오염 물질 중 미세먼지와 오존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자동차 증가 현상을 컨트롤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신 교수는 “중대형차 보다 친환경적인 경소형차를 이용하면 미세먼지, 오존은 물론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도 저감할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무엇보다 제일 좋은 건 자동차보다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어 다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전거 이용 문화는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을 저감하고 국민을 더 건강하게 합니다. 그러면 의료보험 재정도 절약돼 그 비용을 다시 친환경자동차 보급에 사용할 수 있어요. 일석이조(Co-Benefit)의 효과죠.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등에서는 자전거 타기 운동을 정말 많이 하고 있어요. 우리도 지금은 힘들어 보이더라도 장기적 목표를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자전거를 위주의 통행 체계를 마련하고 자전거 보급을 늘려 나가다보면 자동차도 많이 줄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고서령 온케이웨더 기자 koseo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