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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알을 품은 지 3주일이 되면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시작한다. 알 속의 병아리가 여리고 약한 부리로 온힘을 다해 껍질을 쪼면 어미는 그것을 알아채고 억센 부리로 밖에서 껍질을 쪼기 시작한다.
이때 병아리와 어미의 호흡이 일치해야 한다.
어미가 너무 늦게 쪼면 알 속에 있는 병아리가 질식하게 되고, 너무 일찍 쪼면 덜 된 병아리가 생명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알 속의 병아리와 밖의 어미가 호흡을 맞춰 동시에 쪼아야 하는 것이다.
알 속의 병아리가 밖으로 나오고 싶다고 소리를 내는 것을 줄(啐)이라 하고, 밖에서 어미가 이 소리를 듣고 열심히 껍질을 깨는 소리를 탁(啄)이라 한다. 병아리가 알 속에서 내는 신호를 느껴서 동시에 쪼아대는 어미의 힘이 위대하다.
불교에서 유래된 이 성어는 스승이 제자를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것을 어미닭이 밖에서 껍질을 쪼아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에 비유한 것이다. 지금은 불교에만 국한하지 않고 서로 학문을 정진하도록 돕는 사제지간을 뜻할 때도 쓴다.
경영자란 영화, 연극, 뮤지컬 같은 종합예술의 지휘자와 같이 한 두 가지 역량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줄탁동시를 통해 우리는 두 가지를 배울 수 있다.
하나는 스승 혹은 멘토의 존재이다. 어떤 분야이든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롤 모델이 있었던 것 같다. 무엇에 감탄하고 무엇에 존경심을 바칠 만한 어떤 대상에 대해 우선은 감탄하고 그 다음엔 배우고 다시 그것을 더욱 발전시켜 나간다.
고 이병철 회장도 1968년 일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대의 사업가 중에 맥나마라 당시 세계은행 총재(Robert Strange McNamara, 1916.6.9~2009.6.6), 미쯔이 물산(三井物産)의 도코우(土光) 사장, 도쿄시바우라덴끼(東京芝浦電氣: 오늘날의 도시바)의 미즈카미(水上) 사장 세 명을 꼽았다 한다.
맥나마라 총재의 조직적인 두뇌회전과 합리적 판단, 도우코 사장의 자신감과 결단력을, 미즈카미 사장의 건실함과 추진력을 본받으며 스스로 한 몸에 그러한 역량을 담고자 했고 실지로도 이병철 회장은 그 세 가지에 모두 탁월했다고 할 수 있다.
또 하나는 타이밍의 문제이다. 줄탁(啐啄)이 스승과 제자의 관계라면, 동시(同時)는 타이밍이다. 너무 빨라도 너무 늦어도 생명이 왔다 갔다 한다는 위의 이야기는 사업가로서는 무릎을 탁 치면서 너무 맞는 말이라 공감 간다.
시대의 요구에 너무 앞서도 너무 뒤늦어도 동일한 상품, 동일한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반응은 너무도 다르다.
누가 그랬던가? 사업의 타이밍은 반발 앞서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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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호 ‘한자통’ 교육지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