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2000명을 넘는 등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과연 코로나19가 언제 진정될지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예측도 엇갈리고 있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6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한 사례를 보면 (발병) 2달쯤 뒤에 (확진환자 수가) 정점에 갔다”며 “(국내에서도) 당분간은 환자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첫 확진자 발생일인 1월 20일에서 2개월 뒤인 3월 20일 정도까지는 환자가 늘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가 최근 소개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온 4℃, 상대습도 20% 조건에서 물체표면에 28일까지 생존하는데 4~5월처럼 기온 20℃, 상대습도 20%가 된다면 1주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장마철과 비슷하게 습도 50%라면 바이러스는 24~48시간밖에 살지 못하고 기온이 40℃까지 올라간다면 대체로 24시간 내 비활성화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따라서 “따뜻한 날씨가 코로나19를 억제하는 데 분명한 효과가 있다”는 게 최 교수의 분석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도 지난 12일 국회와 정부기관 등에 배포한 ‘한림원의 목소리’ 안내서에서 “코로나19처럼 취약 구조를 가진 바이러스는 날씨가 더워지면 원래 모습을 유지하기 불리해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싱가포르·태국 등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국가에서도 확진환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변수가 많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의 입장은 신중하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같은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국내 발생 상황을 분석하고 있지만, 공식적인 답변을 내기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종코로나(코로나19)는 인간의 세포에 결합하는 능력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최대 1000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톈진 난카이(南開)대 롼지서우(阮吉壽)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의 유전자 지도(게놈)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HIV나 에볼라처럼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와 유사한 방식으로 인체에 침투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갈고리를 끊어내고 그 자리에 일반 세포와 결합할 수 있도록 돕는 퓨린 효소가 작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방식은 인체 침투 방식으로 ACE2 단백질만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사스보다 100∼1000배 전염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