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장군의 기세는 어느새 봄볕에 슬슬 꺾이고 남도의 섬진강변엔 꽃들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2월 중순부터 5월 초에 이르기까지 섬진강가엔 붉은 동백부터 고결한 매화, 샛노란 산수유 꽃, 벚꽃, 붉은 진달래와 철쭉에 이르기까지 꽃들이 한데 어우러져 교향곡처럼 울려 퍼진다. 그래서일까, 봄이 오면 많은 사람들이 섬진강을 찾는다.
섬진강 하면 뭐니 뭐니 해도 매화가 제일이다. 매화는 붉은 동백꽃이 떨어지기 전 춘설 속에서 피어난다. 매화가 피어나기 시작하면 섬진강변은 순식간에 순백의 매화꽃으로 단장을 한다. 단아한 자태의 꽃으로, 싱그러운 향으로 우리의 눈과 코를 매료시키는 매화. 그 매력에 빠져볼 수 있는 축제가 매년 3월 전남 광양에서 열린다.
섬진강 줄기에 위치한 광양은 백운산과 섬진강, 남해안이 어우러져 자연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예로부터 ‘앞문을 열면 숭어가 뛰고 뒷문을 열면 노루가 뛴다’라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농수산물이 풍부한 지역이다.
특히 따뜻한 기온, 풍부한 일조량, 1218m 백운산의 기름진 산기슭에서 섬진강의 훈풍을 받으며 자란 광양매실은 색깔이 선명하며 구연산 함량도 많아 전국 최고로 꼽힌다. 현재 이 지역 매실은 재배면적이 1193ha에 달해 전국 생산량의 31%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931년 율산 김오천 선생이 섬진마을에 전국 최초로 매실 집단재배를 시작한 이후 매실을 이용한 갖가지 음식은 매화의 고장인 광양의 특산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매실은 매화나무의 열매로 원산지는 중국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1500년 전에 들어와 우리선조들이 수백년 전부터 식용 및 약용으로 사용해 왔다. 세계적으로 매실의 산지는 동북아시아 즉 한국, 중국, 일본뿐이다. 한국은 특히 남부지방에서만 생산되는 지리적인 특수성을 지닌 온대과실로 중부 이북의 매화나무는 꽃은 피지만 열매를 맺지 않는 특성을 보인다.
올해로 16번째를 맞는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는 행사가 진행되는 9일간 70만명, 매화 개화기간 약 한달 간엔 약 100만명이 찾을 정도로 전남 대표 축제로 성장했다. 이번에는 ‘매화, 꽃으로 향기로 삶을 힐링하세요’라는 주제로 오는 23일부터 이달 말일까지 전남 광양시 전역에서 펼쳐진다.
이번 축제동안 전남 광양에서는 대체로 구름만 다소 끼는 날씨를 보이겠다. 다만 26일(화)과 28일(목)에는 비예보가 있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축제가 시작되는 23일(토)은 대체로 맑은 날씨가 예상된다. 축제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그밖의 주말과 휴일(24일, 30~31일)에도 특별한 비예보가 없어 축제를 즐기기에 무난할 전망이다.
케이웨더 박선우 예보관은 “특히 이 기간은 최저기온 3~8℃, 최고기온 9~14℃로 예년 이맘때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근한 봄 날씨 속에서 매화를 만끽할 수 있겠다.
예쁘게 마련된 매화편지지에 친우에게 꽃소식, 봄소식을 적어 보내볼까. 아니면 옛 선비마냥 구구소한도(九九消寒圖) 한 점 그려볼까. 이번 축제 행사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어 눈길을 끈다. 주 행사장에서는 제14회 광양매화 전국 사진 촬영대회와 매화사생대회가 행사 기간 내에 치러진다. 매화문화권 국가들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매화문화관이 운영되며 매화산책로에서는 매화꽃길 음악회가 열린다.
부대행사로는 제7회 광양 꽃축제, 매화(매실)교육농장 체험프로그램 등이 예정돼 있다. 더불어 향토 음식관을 통해 매실 특산품 전시와 시음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매화염색 ▶매실씨 새총 쏘기 ▶매실막걸리 먹기 ▶매화 압화 ▶풍선으로 매화 목걸이(팔찌) 만들기 ▶희망매화나무 만들기 ▶섬진강 나룻배타기 등 체험행사도 다양하다.
매실, 웬만한 과일보다 뛰어나…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 ‘듬뿍’
매화의 열매가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매실이다. 매실은 우리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가 많이 함유돼 있다. 사과보다 칼슘(Ca)은 4배, 철(Fe)은 6배나 많이 들어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매실은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다. 본초강목에는 매실이 피로회복과 노화 예방의 효과가 탁월하며 변비나 급성 위장병을 멈추게 한다고 전해진다. 그래서일까,매실로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은 무궁무진하다. 매실은 주식, 반찬, 간식으로는 물론 매실차, 매실식초, 매실주, 매실장아찌 등의 가공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매실로 만든 음식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
|
▲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능을 지닌 매실 <출처 = 플리커> |
▣ 매실가공식품
▶매실차 ▶매실장아찌 ▶매간(우메보시·매실소금절임) ▶매실즙 ▶매실농축액 ▶매실식초 ▶매실주 ▶환상의 금매주 ▶매실와인 등
▣ 매실요리(주식류)
▶매실 주먹밥 ▶매실장아찌 김밥 ▶매실청 초밥 ▶매실 양배추 쌈밥 ▶매실 비빔밥 ▶매실 스파게티 ▶매실 칼국수 ▶매실 비빔국수 등
▣ 매실요리(반찬류)
▶매실 배추김치 ▶매실 물김치 ▶매실 두부조림 ▶매실 계란말이 ▶매실 오징어 젓갈무침 ▶매실청 멸치볶음 ▶매실 쌈장 ▶매실 고추장 장아찌 제육볶음 ▶매실 무생채 ▶매실 오이무침 ▶매실 회무침 ▶매실청 진미채 ▶마늘 매실장아찌 장조림 ▶매실청 고등어구이 등
▣ 매실요리(간식류)
▶매실 크림새우 ▶매실 돈가스 ▶매실 닭 날개구이 ▶매실 유린기 ▶매실 돼지고기말이 퀴김 ▶매실 햄버거 ▶매실 야채말이 ▶매실 약식 ▶매실 경단 ▶매실 상투과자 ▶매실소스 샐러드 ▶매실 카나페 ▶매실화채 ▶매실 아이스크림 ▶매실 미숫가루 ▶매실웨이크와 매실 에이드 등
|
|
|
▲ 섬진강 주변에 핀 매화는 한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한다. |
매화는 고결, 기품, 인내 등을 상징한다. 난초, 국화,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의 고결함을 지녀 예부터 시인과 묵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또한 매화꽃의 아름다운 자태 못지않게 더욱 매력을 끄는 것이 향기다. 잔설에 피어오르는 진한 매화향은 사람의 마음을 감싸고 뼛속까지 싱그럽게 한다. 우아하면서도 매서운 추위를 뚫고 피어나는 매화의 향기는 코로 맡지 않고 ‘귀로 듣는 향기’로 표현될 만큼 마음을 가다듬어야 비로소 향기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고 전한다. 봄기운을 만끽하러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가 열리는 전남 광양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