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Activity > ‘신이 내린 雪國’ 홋카이도를 아시나요

우리나라에서 하루 적설 200cm가 넘는 폭설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관측 이후 1월 최심신적설(하루 동안 쌓인 눈의 양)은 1955년 1월 20일 울릉도에 내린 150cm가 최고 기록이다. 1992년 1월 31일 대관령에 92cm, 1990년 1월 31일 강릉에 67.9cm의 눈이 내린 적도 있지만 홋카이도의 기록에 비해 최소 100cm나 적은 양이다.

‘냉대습윤’ 기후를 가지고 있는 홋카이도는 섬 전역이 폭설지대다. 겨울철 평균 적설은 2m에 달한다. -20℃까지 내려가는 기온 탓에 눈이 한번 내리면 굳어져 잘 녹지 않는다. 눈 때문에 겪는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닐 터. 하지만 눈 때문에 갖는 특별함이 더 큰 도시다.

▲ 온천도시로 유명한 노보리베쓰에는 사시사철 따뜻한 온천수가 샘솟는다.

홋카이도는 추운 겨울 설원 속에서 즐기는 따뜻한 온천으로 유명하다.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온천도시인 ‘노보리베쓰’는 활화산이 있는 화산지대다. 덕분에 유황, 탄산나트륨, 단순천 등 9종의 온천수를 자랑하는 자연온천이 형성돼 있다. 뜨거운 물이 흐르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하여 이름 지어진 ‘지옥계곡’도 이곳만의 신기한 볼거리다.

홋카이도의 눈은 최상의 설질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섬 한가운데 자리한 ‘토마무’ 지역의 눈은 마치 빵가루처럼 부드럽다고 해 ‘파우더스노’라 불리기도 한다. 슬로프 양 옆에는 하얀 눈을 입은 자작나무 숲이 겨울 정취를 뽐낸다. 홋카이도의 스키 시즌은 4월까지 계속된다.

쉽게 즐길 수 없는 유빙 체험도 홋카이도 여행의 매력 중 하나다. 유빙선 ‘오로라 호’는 홋카이도 동쪽 끝에 위치한 ‘시레토코’에서 출발한다. 바다의 유빙을 부수며 항해하는 체험은 일반 유람선이나 크루즈와는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배 아랫부분에 달린 스크류로 바다 속 얼음을 갈며 전진하면 마치 바다를 갈라놓은 듯한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홋카이도 해안의 유빙은 러시아 인근 오호츠크해에 아무르 강의 차가운 담수가 유입되면서 생성된 것이다. 강물이 섞여 염분농도가 낮아진 바닷물이 결빙된 뒤 점차 남하해 홋카이도 해안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 하코타테의 겨울풍경을 배경으로 한 예비부부가 웨딩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밖에 홋카이도 남쪽 끝자락에 있는 ‘하코타테’에 가면 붉은색 벽돌로 만들어진 옛건물들이 하얀 눈과 어우러져 이국적 풍경을 자아낸다. 일본 최초의 무역항인 하코타테는 지금도 개항 당시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옛날 창고로 사용됐던 건물들은 레스토랑, 상점, 갤러리 등으로 개조돼 소박하면서도 예쁜 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쭉 뻗은 비탈길을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진> EBS 캡쳐

고서령 온케이웨더 기자 koseo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