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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오는 ‘흑뱀의 해’이기도 하다. 뱀은 지난 허물을 모두 벗고 모두 함께 상생하자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뱀 중에서도 흑뱀띠를 뜻하는 계사년(癸巳年)은 하늘의 물기운과 땅의 불기운, 즉 하늘의 물이 땅의 불을 끄는 형국을 의미한다. 뱀은 원래 지혜롭고 영악하게 묘사되듯이 뱀띠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음양의 귀를 동시에 열어 놓아 지식과 지혜를 동시에 겸비하고 있다고 해서 흑룡띠(2012년)만큼 관심이 쏠린다.

 
유혹의 상징 ‘뱀’, ‘허물 벗을 때마다 젊어진다’는 유래도

 

성서에 태초의 인간이었던 아담과 이브가 뱀의 유혹에 빠져 선악과를 먹고 에덴동산에서 추방됐다는 얘기가 있듯이 뱀은 유혹의 상징이다. 뱀은 허물을 벗을 때마다 매끈한 피부로 다시 태어난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따르면 길가메쉬 왕이 구한 불사의 약을 그가 목욕을 하는 사이 뱀이 마셔버리는 바람에 뱀은 계속 허물을 벗으며 그때마다 젊어진다고 한다. 몇 번이고 허물을 벗는 뱀에게서 사람들은 죽지 않는 불사(不死)를 봤고, 지혜로운 동물이라 생각해 지혜의 여신 아르테미스에게 뱀을 제물로 바쳤다. 이렇듯 뱀은 다산과 풍요, 악(惡) 등 수많은 이미지를 지녔으며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진다.

 

‘흑뱀의 해’인 계사년을 맞아 서울동물원이 새해 첫날부터 2월 말까지 ‘뱀, 머리 위를 날다!’라는 주제로 뱀 특별전시전을 연다.

 

이번 특별전시는 일방적인 전시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행사와 스토리가 함께 하는 내용으로 꾸며진 게 특징이다.

 

매일 오후 3시, 사육사의 뱀 이야기를 들으며 뱀을 직접 목에 걸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특히 관람로 중간에 안이 들여다보이는 뱀 통로를 설치해 관람 중 고개를 들면 내 머리 위를 지나가고 있는 뱀을 볼 수도 있다.
 
뱀 성체는 1년에 8회, 새끼 뱀은 15회 가량 허물을 벗는다. 이 허물을 모아 전시회를 마련했다. 이로써 관람객들은 실제 뱀 허물은 물론이고, 특수 제작된 뱀 피부를 직접 만져볼 수가 있다. 뱀의 똥과 오줌도 전시된다.

 

또한 뱀에 관한 퀴즈미션도 마련돼 있다. 뱀을 비롯한 파충류의 생태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퀴즈로 풀어볼 수 있는 기회다. 행사 기간 중 무료로 퀴즈 미션북을 나눠주고 관람 후 미션을 완수한 사람에게 소정의 기념품도 지급된다.
 
뱀 생태에 관한 퀴즈미션까지 완료했다면 이번엔 신화 속 뱀을 만날 차례다. 고대 신화 속 신비한 뱀 이야기와 뱀이 등장하는 재미있는 속담이 동양관 내부에 전시된다.

 

 

이밖에 서울동물원 내 동양관에는 뱀 포토존과 뱀 무늬를 형상화한 스네이크 브릿지(Snake bridge)도 설치돼 있다. 동남아시아 열대우림을 재현한 서울동물원 동양관에는 샴악어, 필리핀 원숭이 등 동양의 동물들이 가득하다. 특히 새해 계사년을 맞아 이곳에서 총 18종 41마리의 뱀을 만날 수 있다.
 
노랑아나콘다(yellow anaconda), 맹그로브뱀(Mangrove Snake), 살모사(Halys Viper), 버마왕뱀(Burmese Python), 불스네이크(bull snake), 푸에블란 밀크스네이크(pueblan milk snake) 등의 다양한 종류의 뱀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