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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쾌청하고 풍성한 먹을거리가 넘치는 가을이다. 곡식이 결실을 맺고 수산물은 살이 통통하게 오르니 맛 또한 일품이다.
요즘 계절에 상관없이 몸에 좋다고 유기농 식품을 많이 찾는데 유기농보다 더 좋은 게 제철음식이다. 제철에 나는 것은 맛도 좋고 값도 싸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가을이 제철인 전어·꽃게·대하를 만나러 서해안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가을 제철 음식하면 떠오르는 건 단연 전어다.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다시 돌아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을철 전어구이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전어는 산란기인 봄에서 여름까지는 맛이 없지만 산란을 마치고 여름에 충분한 먹이를 취하면서 생장하기 때문에 가을이 되면 몸에 영양분을 많이 비축하게 된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전어의 살이 두툼해지면서 억셌던 뼈도 유들유들해져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전어회는 포를 떠서 먹는 것보다 뼈째 썰어서 깻잎에다 막장에 찍은 고추, 마늘과 함께 어적어적 씹어 먹어야 제 맛이 난다. 살과 함께 잔뼈가 입 속에서 아삭아삭 소리를 내며 지방질과 어우러져서 감칠맛이 뛰어나다.
전어구이는 칼집을 넣은 전어에 굵은 소금을 뿌려 20분 정도 놔뒀다가 석쇠에 구우면 기름이 번들거리면서 고소한 냄새가 천지를 진동한다. 전어는 회나 회무침으로 먹을 때보다 구웠을 때 고소한 맛이 훨씬 강해진다.
전어는 보통 머리부터 통째로 먹는다. 머리에 몸에 좋은 고도불포화지방산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가을 전어 대가리에는 깨가 서말’이라는 직설적인 속담이 전해져 내려오는 이유다.
대하도 가을에만 즐기는 별미다. 10월에는 출하가 시작되는 9월 초보다 대하의 크기가 큼직해지고 통통하게 살이 오르기 때문에 맛을 보는데 적기다.
커다란 대하를 왕소금에 구워 먹는 맛은 특별하다. 대하는 평균 길이가 20㎝~27㎝ 크기로 우리나라 연안에서 자생하는 80여종의 새우 중 가장 크고 맛있다.
부드러운 식감을 선호해 대하의 껍질을 벗겨 먹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껍질이 영양의 보고다. 대하는 머리 부위에 영양소가 몰려 있다. 다른 갑각류가 몸통에 알을 품고 있는 반면 대하는 머리에 알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통은 껍질을 벗겨 날로 먹고 머리는 즉석에서 소금구이로 먹는 것이 대하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지금 안면도에서는 제철을 맞이해 대하축제가 한창이다. 올해로 13회를 맞이하는 이번 축제는 다가오는 20일(토)까지 진행된다. 맨손으로 대하잡기, 갯벌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가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가을 별미의 또 하나는 꽃게다. 6월부터 8월까지 두 달 간의 금어기가 지나고 본격적인 입맛을 즐기는 시기다.
꽃게의 제철은 봄과 가을이다. 봄에는 암꽃게가 알을 배고 있어 맛있고 가을에는 수꽃게가 살이 쪄 맛있다. 게살이 꽉 찬 가을 꽃게는 그대로 쪄서 먹거나 끓는 물에 삶아서 쫄깃한 살을 쏙쏙 빼먹는 찜이 가장 맛있다. 죽었거나 냉동된 것은 꽃게탕을 끓여먹으면 좋다.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가을 제철을 맞아 속이 꽉 찬 꽃게축제가 인천 소래포구와 월미도에서 열린다. 인천은 전국 꽃게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꽃게 주산지이다. 인천시 남동구는 12~14일 ‘12번째 만남, 소래에 빠지다’란 주제로 소래포구축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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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