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시즌이다. 그리고 맞는 봄방학. 보는 여행에서 이제는 즐기는 여행을 할 때다. 바로 입맛 여행이다. 순창은 전통 장류를 직접 만들고 요리하는 입맛여행지로 제격이다.
순창장류체험관에서는 고추장 만들기와 장류 요리 체험, 인절미 떡메치기와 튀밥 만들기까지 손맛, 입맛을 즐길 수 있다.
특이한 것은 고추장을 주재료로 한 피자 만들기다. 피자 도우 대신 가래떡을 떡국용 떡처럼 얇게 잘라 팬에 올린다. 떡이 떨어지지 않고 서로 달라붙도록 밀가루 반죽을 위에 부어 넓게 펴주면 된다.
떡 도우 위에 고추장으로 양념한 불고기를 올리고 잘게 자른 채소들을 토핑으로 뿌려준다. 그 위에 치즈를 넉넉히 뿌리고 케첩으로 마무리 장식 한다. 뚜껑을 덮은 팬에 스위치를 켜고 익기를 기다리면 끝.
피자가 익는 동안 야외에는 인절미와 튀밥 만들기가 진행된다. 인절미는 떡메치기가 관건. 어른들이 돌아가며 힘 있게 내리쳐서 밥알을 어느 정도 뭉개야 한다. 밥알이 적당히 뭉개지면 아이들 차례다. 어린이용 떡메로 서투른 떡메치기가 시작된다.
옆에서는 추억의 튀밥이다. 새까만 뻥튀기 기계가 돌아간다. 아이들도 한 번씩 돌려볼 수 있다. 색다른 체험이다.
시간이 되면 아이들이 귀를 막고 기계를 쳐다본다. “뻥~!” 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오른다. 쌀튀밥이다. 큰 광주리에 담아주자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든다. 양손 가득 욕심껏 담아 얼굴을 파묻고 먹는다. 금방 튀겨서 따끈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그러는 사이 인절미도 완성되어 콩가루를 묻힌다. 강한 향과 달콤한 과자만 찾던 아이들이 자신이 직접 만든 떡에 관심을 보인다.
야외 체험을 마치고 다시 안으로 들어가면 잘 구워진 피자가 기다리고 있다. 떡으로 만든 도우에 고추장불고기를 올린 덕분인지 느끼하지 않고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피자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고추장 만들기 체험이다. 콩으로만 만들지 않고 쌀을 6:4 비율로 섞어 만든 메주로 유명한 순창 고추장을 전통 방식 그대로 재현한다.
설명을 들은 뒤 바로 고추장 만들기에 들어간다. 팀별로 나눈 메줏가루, 고춧가루, 식혜, 소금, 엿기름을 알맞은 비율로 담은 그릇을 받아 열심히 섞는다. 가루가 뭉치지 않게 골고루 잘 섞는 것이 비법이다.
다 섞은 다음 손가락으로 살짝 찍어 맛을 본 아이들은 이상한 맛이라며 인상을 찌푸린다. 고추장은 바로 만들어 먹는 것이 아니라 기다릴수록 더 맛있어지는 음식이라는 설명에 아이들은 신기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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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