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커 사진기 같은 기계에 들어가 사진을 찍는다. 얼굴을 클릭하고 아프리카 지역을 설정한다. 강렬한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멜라닌이 많은 검은 피부가 됐다. 몸 안의 열의 빠르게 배출하기 위해 콧구멍도 넓어지고 입술은 두툼해진다. 신체과학을 배우는 ‘페이스 메이커’ 체험이다.
“내가 아프리카에서 태어나면 이렇게 생겼겠구나! 유럽을 선택하니까 내 콧대가 올라가고 콧구멍이 작아졌어! 더 멋지다!”
아이들은 터치스크린을 두드리며 게임하듯 환경과 인종의 관계성을 배운다. 여의도 LG 사이언스 홀에서 체험할 수 있다.
사이언스 홀에 입장하면 먼저 원더큐브에 들어간다. 과학세계로 안내해 줄 우주탐사선이다. 조밀하게 연결된 47인치 멀티비전 수십개가 실제 우주선에 탑승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집중하지 않으면 가까이 있는 행성에 부딪힐 수도 있으니 잠시도 한눈을 팔아선 안된다. 도착했다. 우주선 문이 열리며 과학세계가 눈 앞에 펼쳐진다.
도시를 움직이는 과학원리를 배우는 코너는 모험으로 가득하다. 체험관에 입장하면 몸을 웅크리고 깊은 굴을 기어 내려가야 한다. 지하구멍을 통과하면 도시 아래의 모습이 펼쳐진다. 수도관과 하수관에서는 졸졸졸 물소리가 나고 전기선과 가스선은 찌리릿 전기가 올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은 새로운 세계에 온 탐험가가 된 듯 여기저기를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다.
한편에서는 불이 꺼진 놀이공원을 가동시키기 위해 전기를 생산하느라 분주하다. 땀이 날 때까지 자가 발전기를 손으로 돌려야 풍력 발전기가 가동된다. 조금 뒤 놀이공원에 불이 켜지고 회전목마가 돌아가자 아이들도 신나한다. 전기의 소중함을 배운다.
귀여운 전기 자동차 두 대가 불이 꺼진 채 놓여 있다.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전기를 꽂아 충전을 하니 자동차에 불이 들어온다. 카트라이더 게임처럼 사실감 넘치는 운전을 해볼 수도 있다. 최신 4D 시뮬레이터로 급정거를 하거나 과속을 하면 통통 튕겨나갈 수도 있으니 안전벨트는 필수다.
집안 곳곳 숨어있는 과학 원리도 배운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이 스캐너를 지나자 엑스레이 사진을 찍은 듯 내부가 훤히 보인다. 평소 궁금하던 전자제품의 작동 원리를 배울 수 있다. 로봇 청소기 4대를 원격조정하며 친구들과 축구 경기를 벌이기도 한다.
체험관의 마지막 코너는 ‘환경을 지키는 과학’이다. 귀여운 북극곰 친구가 빙하위에 서 있다. 모니터에서 평소 주로하는 행동을 선택한다. 티비 보기, 냉장고 사용, 머리 감기 등 사소한 행동에 탄소수치가 금세 높이 쌓인다. 화면 속 빙하가 녹아가더니 북극곰이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아이들은 미안해하는 표정이다. 생활 속 행동들이 환경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는 걸 배웠다.
4개의 체험관을 돌아보고 나면 과학실험을 주제로 펼쳐지는 연극을 관람한다. 직접 무대에 나가 주인공이 돼보기도 한다. 과학자 밥과 떠나는 우주탐험을 3D 극장에서 관람하고 나면 2시간이 훌쩍 간다.
“북극곰한테 미안했어요 샴푸 조금만 써야지!”, “전기 만들기 진짜 힘들어요, 불 잘 끌 거에요” 체험관을 나서는 아이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사이언스 홀은 강한 추위가 이어지면서 야외활동 대신 체험관으로 발길을 돌리는 부모들이 많아지면서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지난 5월 리뉴얼 해 새로운 볼거리도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게 방문자들의 평이다.
 정다운 기자 jdw2218@onkweath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