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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진동에 집이 흔들리고 출입문이 뒤틀린다. 아빠는 두꺼비집을 내리고 엄마는 부엌으로 달려가 벨브를 잠근다. 아이들은 식탁 밑으로 달려가 몸을 웅크린다. 올해 3월 일어난 후쿠시마 강진 사태에 일본인들은 차분히 대처했다. 범국가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지진훈련 덕분이었다.
몸을 가누기도 힘든 진도 7의 지진이 갑자기 일어난다면, 대비가 되지 않은 우리나라는 속수무책이다. 최근 늘어나는 자연재해로 국민들의 안전교육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자연재해는 물론 화재와 같은 인재, 응급처치, 소화기 사용법 등 종합안전훈련을 할 수 있는 서울시민안전체험관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나루 서울시민안전체험관은 주변에 산재하는 위험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며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6천1백42㎡규모에 화재, 지진, 풍수해, 응급처치, 소화기 사용법 등 20여종의 체험코너가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자연재해 체험장과 인위재난 체험장을 집중 취재했다.
지진·태풍, 몸으로 배우는 체험
지진체험장은 지진 발생시 행동요령을 배우는 곳이다. 실제 가정집을 그대로 본 뜬 시설물 안에서 4~5명이 규모 7까지의 지진을 체험할 수 있다. 지진상황이 시작되면 침착하게 강사의 설명대로 전기와 가스를 차단하고, 식탁 밑으로 대피해 머리를 감싸 안는다.
이외에도 최근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 태풍의 위험성과 대처방안을 배우는 풍수해 체험도 인기다. 우의와 장화를 착용한 후 초속 30m의 바람과 시간당 200mm 비의 위력을 직접 느껴보게 된다.
사실적인 시뮬레이션에 무서워서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들도 있지만, 몸으로 배운 대처법은 위기상황에 자연스럽게 나와 빛을 발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화재 진입·탈출, 즐기는 재난교육
소화기 사용체험장은 화재발생 시 초기 진압을 위한 소화기 사용법을 익히는 곳이다. 모두가 ‘불이야’라고 외치면 교육받은 소화기 작동법을 적용해 대형화면에 나타난 가상의 화재 상황을 진압해야 한다. 갑작스런 화재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학습한다. 아이들은 화면상에 불이 꺼질 때까지 소화기를 잡고 즐겁게 소방교육을 익힌다.
학습 효과가 높은 체험장 중 하나인 연기피난체험관은 갑작스런 화재발생 때 유독가스로 가득찬 실내에서 대피하는 훈련을 하는 코스다. 실제 상황과 최대한 비슷하게 연출하기 위해 몸에 무해한 연기를 실내에 방출한다. 처음 체험장에 들어서면 아이들은 당황하지만 이내 교육받은 내용대로 행동하는 모습이다.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입에 젖은 수건을 가져다 댄다. 어두운 곳에서 비상등의 불빛에 의지해 통로를 확보해 탈출에 성공한다.
겁이 났는지 땀까지 흘리는 아이는 이런 일을 겪으면 정말 무서울 것 같다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이와 동행한 어머니는 “나도 배운 게 많다. 아이가 실제 상황에서도 잘 대처했으면 좋겠다”고 체험소감을 밝혔다.
이밖에도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실습해보는 응급구조체험관, 사다리를 타고 밖으로 탈출하는 방법을 배우는 구조체험관, 현실감 있는 영상 소방체험을 할 수 있는 라이드 영상관 등의 시설이 있다. 아이들은 놀이공원에 온 듯 코스를 즐기는 사이, 위기상황에 자신을 구해줄 안전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기존의 지루한 안전교육과는 차별화된 시스템과 시설로 광나루 서울시민안전체험관은 연일 만원이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코스와 커플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가 높아졌다. 직장인과 가족단위 관람객을 위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연장운영 하고 있다.
체험관은 1일 3회 운영되며, 1회당 1시간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만 4개월 이상만 이용이 가능하며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문의나 더 자세한 사항은 인터넷 사이트(http://safe119.seoul.go.kr)를 참고하면 된다.
 정다운 기자 jdw2218@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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