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국내 일부 기업형 슈퍼마켓들이 1회용 비닐쇼핑백 판매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CO2를 저감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슈퍼마켓들은 대신 강도를 강화한 종이쇼핑백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 방침처럼 비닐쇼핑백 대신 종이쇼핑백을 사용하면 환경에 도움이 될까. 기후변화행동연구소는 종이쇼핑백 사용이 오히려 기후변화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은선 연구원에 따르면 종이쇼핑백은 제작·운반·재활용 전 과정에 걸쳐 비닐쇼핑백보다 에너지를 4배, 물을 20배 가량 더 사용한다.
석유화학 성분으로 만들어지는 비닐쇼핑백은 종이쇼핑백에 비해 재생이 어렵고 분해에 긴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다양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이에 반해 분해가 빠른 종이쇼핑백은 친환경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종이쇼핑백의 부패과정에서 발생되는 ‘메탄’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되는 온실가스 중 하나다. 이 연구원은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분자당 최고 10~20배 이상 큰 온실효과를 발생시킨다”고 지적했다.
결국 종이쇼핑백도 친환경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에따라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천으로 만든 가방이다. 천 가방도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오래 사용할 경우 탄소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영국환경청 자료에 따르면 천으로 만든 가방의 환경 영향을 1회용 플라스틱 비닐 수준으로 줄이려면 131번 이상 사용해야 한다.
이 연구원은 “천가방은 제작 후 버려질 때까지 평균 500번 정도 사용된다”며 “1회용 쇼핑백 대신 천 가방을 구입해 오랫동안 사용한다면 기후변화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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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