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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음식물쓰레기 폐수(음폐수)의 해양 배출이 전면 금지되자 수도권 지자체와 민간 처리업체들이 음식물쓰레기 처리 단가 인상 문제를 놓고 큰 갈등을 빚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만 해도 120만t의 음폐수를 바다에 버렸다. 그러나 ‘런던의정서’가 올해부터 본격 발효됨에 따라 음폐수 전량을 육상처리하게 된 것. 런던의정서는 폐기물 해양 투기로 인한 해양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런던협약’을 강화한 국제협약이다. 한국은 1993년 런던협약에, 2009년 런던의정서에 가입했다.

 

민간 처리업체들은 음폐수 육상처리로 인해 상당한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처리 단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지자체들은 업체들의 요구 수준보다 낮은 단가로 합의할 것을 요구해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서울환경운동연합과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서울시 음식물쓰레기대책 진단과 해결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서영관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자원순환과장은 ‘서울시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대책과 향후 계획’ 발표를 통해 “현재 서울시 전체 음식물쓰레기 발생량(3347t/1일)의 68%는 민간위탁업체에서, 32%는 공공처리시설에서 처리하고 있다”며 “오는 6월부터 종량제 전면시행, 캠페인 등에 나서 2018년까지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을 40% 감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민간 업체와의 처리 단가 인상 갈등의 해결책으로 ‘공공처리시설 확충’ 정책을 내놨다. 음식물쓰레기 공공처리시설을 확충해 지난해 기준 37%인 음식물쓰레기 자체처리 비율을 2018년까지 95%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광수 서울시의원(한국수자원위원회 부위원장)은 토론에서 “한국이 런던협약에 가입한 지가 20년이 지났는데 여태껏 (음폐수 육상처리에 대한) 대책을 준비하지 않은 점에 대해 서울시를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에 서울시가 내놓은 음식물쓰레기 감축, 공공처리시설 확충 대책을 진작 내 놓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만약 2018년까지 서울시가 목표로 한 음식물쓰레기 40% 감축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면 음식물쓰레기 자체처리비율을 95%까지 높이겠다는 계획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승집 ㈔한국음식물류폐기물자원화협회 정책위원은 “2018년까지 음식물폐기물을 40% 감축하려면 현재 하루 3347t인 음식폐기물 발생량을 2009t까지 줄여야 한다. 그러나 2005년 이후 지금까지 서울시의 음식물폐기물량은 한 차례도 3000t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며 “서울시가 내놓은 정책은 ‘현실성을 망각한 꿈나라 정책’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승헌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 교수는 발표에서 “음식물폐기물은 사람이 먹어 생명에너지를 만드는 ‘음식’에서 온 것인 만큼 쓰레기로 버리기보다 자원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음식물 ‘쓰레기’라고 하지 말고 ‘식품순환자원’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 “음식물 ‘처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음식물폐기물을 다시 자원화 해서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자원화 시설(비료화·퇴비화·바이오가스화 시설)만으로 음식물폐기물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은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음식물 쓰레기를 전기로 건조시키는 것은 ‘음식물 쓰레기 감량’이 아니다. 조리를 많이 하지 말고, 적당히 음식을 내놓는 방법으로 ‘원천감량’을 해야 진정한 감량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음식물 감량 과정에서 또 다른 온실가스를 만들어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공(서울시)-민간시설 상호 협력방안 찾는 게 세금 아끼는 길”

 

 

토론에서 김승집 정책위원은 “런던협약의 이행 당사자는 대한민국 정부와 환경부다. 그런데 환경부는 지자체에, 지자체는 각 구청에, 구청은 힘없는 민간처리시설에 그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정부가 지난 5년간 4250억원을 투입하고서도 해결하지 못해 일어난 음폐수 문제에 대한 책임을 영세한 민간처리업체에 떠넘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2018년까지 서울시가 자체처리비율을 95%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에 대해 “현재 70% 가까이를 민간업체에 의존하고 있는데 5년 뒤에 갑자기 민간에 맡기지 않는다고 하면 해당 중소업체들은 먹고 살 길이 막히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환경시설은 ‘공익적 시설’이기 때문에 공공이든 민간이든 국가적 자산에 해당한다. 그것을 무용화시키고 새로운 시설을 만든다는 것은 세금 낭비”라며 “만약 10억원을 투자해야 할 것을 기존 시설에 1억원만 투자해서 같은 효용을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서령 온케이웨더 기자 koseo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