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도권 미세먼지(PM10) 농도가 재작년(2010) 처음으로 환경기준 이내로 진입한데 이어 작년(2011)에도 환경기준 이내 수준 유지에 성공하는 등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OECD 회원국 대도시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최하위 수준이어서 보다 효과적인 대기오염물질 저감 대책이 요구된다.

 

최효길 수도권대기환경청 수도권운영담당관은 29일 라마다서울호텔에서 열린 ‘제2차 한-미 대기환경정책 심포지엄’의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중장기 정책 방향’ 주제 발표를 통해 “2000년도 초 70㎍/㎥에 달했던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가 2010년 47㎍/㎥까지 감소해 환경기준(50㎍/㎥) 이내로 진입했고, 지난해에도 44㎍/㎥으로 환경기준 이하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부터 추진해 온 ‘1단계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계획’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미국 워싱턴(12㎍/㎥), 영국 런던(16㎍/㎥), 일본 동경(21㎍/㎥), 프랑스 파리(26㎍/㎥) 등 선진국 주요도시의 2~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대기 중 이산화질소(NO2) 농도의 경우 2008년 이후 감소추세에 있긴 하나 2010년과 2011년 모두 34ppb에 머무르는 등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환경당국이 설정한 연도별 목표 농도를 계속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담당관은 “그간 미세먼지 저감에는 성공했으나 이산화질소의 개선은 미흡했다”면서 “앞으로 사업장 총량관리제 등을 통한 질소산화물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북가주 대기관리국의 사펫 탄리쿨루(Saffet Tanrikulu) 박사는 ‘샌프란시스코 배이 지역의 PM2.5 관리 프로그램’ 주제 발표에서 “미국 EPA(환경보호청) 연구 결과 초미세먼지(PM2.5)를 기준치 이하로 관리할 경우 영아의 조기사망률을 낮추고 응급실 환자를 연간 800명 정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그는 “효과적 초미세먼지 감축을 위해서는 지역별로 주오염원이 어딘지를 파악해, 맞춤형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배이 지역(San Francisco Bay Area)의 경우 전체 초미세먼지 배출량의 25%가 난방 등을 목적으로 나무를 태우는 데서 발생했다. 가솔린 차량과 디젤 차량은 각각 14%, 8%를 차지했고, 바비큐 등 요리에서도 9%가 배출됐다. 이를 토대로 세운 감축 계획을 다른 지역에 적용할 경우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얘기다.

 

탄리쿨루 박사는 “서울과 인천에서 똑같은 감축프로그램을 운영해도 결과는 다를 수 있다”면서 지역별 맞춤형 감축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대기질에 대한 시민 교육·홍보,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혁신적 기술의 지속적 개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심포지엄을 주최한 수도권대기환경청과 한국환경공단은 이날 제시된 관련 의견 등을 ‘제2단계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다. 환경당국은 오는 2015년 본격 시행되는 2단계 계획의 목표를 ‘호흡기 질환자를 3분의 2로 줄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로 설정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캘리포니아 대기환경관리기구(CARB, SCAQMD, BAAQMD)와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서울시, 한국대기환경학회 등의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CARB(California Air Resource Board·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 ▷SCAQMD(South Coast Air Quality Management District·남가주 대기관리국) ▷BAAQMD(Bay Area Air Quality Management District·북가주 대기관리국)

 

수도권대기환경청은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SCAQMD와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대기정책 교류 및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기로 했다. MOU에는 전문인력 및 기술교류, 대기질 개선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정기적인 공동 워크숍 개최 등의 내용이 담겨졌다. 환경청은 지난 지난 8월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와도 MOU를 체결한 바 있다.

 

▲ 홍정기 수도권대기환경청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 정부는 지난 2005년부터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 사업자 총량관리 등 수도권 대기개선 특별대책을 꾸준히 시행해 왔다”며 “1차 수도권 대기관리 계획을 마무리하고 2차 계획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우리보다 먼저 초미세먼지(PM2.5) 관리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의 사례를 듣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천규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은 환영사에서 “기후변화와 대기환경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이슈”라며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서령 기자 koseo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