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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에 예년보다 추운 날씨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KEPCO)가 동절기 최대 전력수요를 7만9038MW로 예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MW(메가와트)=1000kW(킬로와트)] 예측한 최대 수요가 발생할 경우 전력 예비율은 3%(예비력 2370MW)로 떨어져 ‘주의’ 경보 발령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 수치는 최근 일련의 원전 가동 중단 사태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 전력 예비력은 현재 예측치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올겨울 블랙아웃(대규모 순환정전)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더욱 철저한 수요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한국전력공사 경제경영연구원(KEMRI)은 ‘전력수요 예측 정확도 제고와 합리적인 수요관리 방안’ 심포지엄을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에서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산업계,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 에너지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해 전력 수요예측과 수요관리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윤용범 KEMRI 수석연구원은 “기상청은 올겨울 평균기온이 예년과 비슷하겠지만 기온의 변동폭이 클 것이란 전망을 발표했고,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에서는 올겨울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0.6℃ 낮고, 1월 중순~하순엔 최저기온이 평년 대비 1.4℃ 낮겠다고 전망했다”면서 “이같은 전망치와 과거 자료를 활용해 올겨울 최저 기온을 -12.8℃로, 최대 전력수요를 7만9038MW로 예측했다”고 발표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평균 기온보다는 특정일에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는 것이 전력 피크에 영향을 준다”면서 “특히 2009년부터 전력 피크부하 발생 시점이 여름철에서 겨울철로 바뀐 만큼 올겨울에 보다 철저한 수요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전기 난방기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겨울철 난방 부하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08년 1만2651MW였던 난방 부하는 2010년 1만6494MW로, 지난겨울엔 1만7789MW까지 늘어났다. 이에 따라 한전은 올겨울 절전규제, 긴급예고 수요조정, 3시간 전 통보 수요조정 등을 통해 부하관리를 할 계획이라고 윤 수석연구원은 밝혔다.

 

 

겨울철 피크부하를 높이는 주요인은 상업용(일반용) 전기다. 한전 자료에 따르면 지난겨울 피크발생일(지난 2월 2일) 오전 7시에서 11시 사이 상업용 부하는 1만534MW(86% 증가) 늘어났다. 산업용은 4881MW 늘었고, 주택용은 1089MW 증가에 그쳤다. 겨울철에는 주로 오전 11시~오후 12시 사이에 피크가 발생한다.

 

토론에서 임재규 에너지경제연 에너지절약정책연구실장은 “시간대별 동절기 부하 패턴을 보면 상업용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다. 지난 11년간 전력소비가 가장 많이 늘어난 부문도 상업용(연평균 7.6% 증가)”이라면서 “따라서 절약, 부하관리를 할 때 주택용보다 상업용 전기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실장은 또 “효과적 전력수요 관리를 위해서는 (에너지 수요자만 억제할 것이 아니라) 에너지 공급자도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껏 공급자들은 효율향상에는 투자하지 않고 부하관리에만 투자해 왔다”면서 “앞으로는 그런 마인드를 바꿔서 공급자가 직접 효율이 낮은 중소업체에 대한 효율향상 사업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완 에너지관리공단 수요관리팀장은 토론에서 “전력소비 증가 추세에 상응하는 발전설비 용량 확보가 갈수록 어려운 상황이다. 원자력 발전소 뿐만 아니라 여러 발전소들이 수명이 다 돼가고 있고 고장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또한 환경 문제 때문에 발전소 신설도 어렵다. 이런 상황이 전력수급 불안정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그러면서 “이런 현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후손들에게 엄청난 에너지 비용 부담을 지우게 될 것”이라며 “지금부터 산업부문 전력 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등 국가적 차원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종률 안양대 교수는 “소비량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전력 낭비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등유난로의 경우 연료가 소비되는 것이 직접 눈으로 보이기 때문에 절약하려 노력하는 데 반해, 언제든지 플러그만 꼽으면 쓸 수 있는 전기난로는 절약하지 않는 경향이 높다는 것. 원 교수는 “주택의 현관 문 앞에 전력 계량기를 달아 전력소비량을 크게 보이도록 만들어 놓으면 절전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제안도 했다.

 

 

 

고서령 기자 koseo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