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내가 건조해지는 계절이 다가오면서 가습기를 사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습기보다는 실내에 빨래를 널어 '자연 가습'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렇게 습도 조절을 위해 실내에 빨래를 너는 것이 천식이나 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빨래에서 나온 수증기가 천식의 원인균인 집먼지 진드기나 곰팡이 포자를 증식시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영국 스코틀랜드 지역 글래스고 예술학교 맥킨토시 환경건축연구소의 콜린스 포테우스 박사팀은 100여 명의 빨래 너는 습관과 위생환경에 대해 조사했다.
응답자의 87%는 9월에서 이듬해 5월까지 겨울과 봄 기간 동안 실내에서 빨래를 말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내에 빨래를 널어놓은 실험참가자의 집은 빨래를 널지 않는 집보다 실내 수증기가 30% 정도 더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실내에서 빨래를 널면 약 2L의 물이 집안에 뿌려지는 것과 같다”며 “이 정도면 집먼지 진드기가 증식하기 좋은, 아주 위험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빨래는 집밖에서 햇볕에 말리는 것이 가장 좋지만 실내에서 말릴 때는 건조기를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연구책임자 포테우스 박사는 “사람들은 건조기를 돌리는 것보다 난방으로 실내 온도를 높여서 빨래를 말리는 것이 더 경제적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건조기를 돌리는 것이 더 에너지 소비가 적다”며 “경제적, 건강을 위해서라도 건조기를 돌리는 것이 더 낫다”고 충고했다.
그러나 한국과 영국은 환경이 달라 이 같은 연구 결과가 한국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국은 비가 자주 오고 습도가 높기로 유명하지만 한국은 장마철을 제외하고 집안에 습기가 별로 많지 않다는 것. 특히 겨울철에는 아파트에서 난방을 하면 건조해지기 쉽기 때문에 영국의 그 같은 실험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긴 힘들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
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