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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기후 및 하천환경 변화에 따른 ‘2012 통합 물 관리 전문가 포럼’을 지난 6일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 국토해양부, 기상청, 학계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은 물 분야의 상호 협력을 통해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를 위해 목소리를 모았다.

 

이날 김종해 K-water 수자원사업본부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그는 “이번 포럼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효율적 통합 물 관리 방안 제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관련기관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효율적이고 선진적인 물 관리를 실현, 홍수와 가뭄으로부터 안전한 국가 물 안보체제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축사를 맡은 신준수 낙동강 홍수통제소장은 “올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물 부족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됐다. 하지만 역대 최대 저수율 확보로 기대 이상의 물 관리 성과를 이뤘다. 또한 많은 태풍이 우리나라를 지나갔지만 큰 홍수 피해없이 비교적 잘 대처했다. 물 관리 선진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이같은 자리를 마련한 것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 현황과 대응책, 올해 하천관리 현황 및 특징, 태풍 특성과 장기적 변화 경향, 물관리 현황 및 계획 등 4개 분야별 주제발표가 있었다.

 

첫 번째로 부경대 대기과학과 오재호 교수가 ‘물안보지수를 이용한 기후 위기 전망’ 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오 교수는 “최근 북극해 해빙 감소로 전 세계적 기상이변이 발생되고 있으며 이러한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이상헌 한강홍수통제소 하천정보센터장은 최근 기후변화를 고려한 수자원 평가 지표를 개발해 국가 수자원 관련 정책 수립에 활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하천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홍수예보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전국 37개 홍수예보 지점을 2018년까지 67개로 확대할 것이다. 하천변 도로, 철도 구간 등에 대한 홍수 정보 제공을 더욱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수계를 관측할 수 있는 강우레이더 설치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며 “가뭄 등으로 하천유량 감소시 하천의 정상적인 가능을 유지하기 위한 갈수 예보를 도입할 예정이다. 내년에 이와 관련된 기준과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 번째로 발표에 나섰던 김태룡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장은 연이어 발생한 태풍 모두가 한반도에 상륙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올 태풍은 평년보다 많은 5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줬다”며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태풍의 개수는 적어지나 강도는 강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태풍 예측연구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태풍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태풍이 가진 에너지는 원자폭탄 1만개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그 위력은 어마어마하다. 태풍은 적조 해결에도 도움을 준다. 이렇듯 태풍에 잘 대처하고 대비한다면 훌륭한 기상자원이 될 수 있다. 무조건 태풍을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황필선 K-water 물관리센터 실장이 주제발표를 했다. 올해 국가 수자원 관리 실무를 담당해 온 그는 금년도 댐과 보를 연계한 물 관리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통합 물 관리 체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제도개선, 홍수관리 기술 고도화 등 향후 개선방향등도 제시했다.

 

 

주제발표가 끝나고 ‘기후 및 하천환경 변화에 따른 통합 물 관리 방안’이라는 주제로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토의자로는 ▶국토해양부 추철규 사무관 ▶기상청 정준석 기상기술과장 ▶소방방재청 최규봉 재해영향분석과장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김영오 교수 ▶건설기술연구원 이동률 수자원연구실장 ▶(주)삼안 이환기 부회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기상과 수문, 수질 등의 통합 물 관리 중요성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국토해양부 추철규 사무관은 “물은 어떻게 저장을 잘 하느냐가 관건이다. 저장을 잘해서 가뭄 때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을 통한 보 건설 등으로 강 수위가 전체적으로 높아졌다. 더 많은 수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올 봄 104년만의 최악의 가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댐 저수율을 잘 유지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올해는 물 관리가 잘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기상청 정준석 기상기술과장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호우 시 기상예보와 그 예보 자료를 받아서 홍수예보를 하고 이와 연계해 댐을 관리한다. 어려운 점이 많을텐데 어떻게 댐을 운영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 이슈가 됐던 것은 바로 가뭄이었다. 지하수의 유출입량이나 증발량에 대한 정확한 관측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몇 군데 대표 지점의 관측값을 가지고 가뭄에 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심도 있게 의논해 봐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김영오 교수는 “기후변화가 수자원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최근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는 면적이 적지만 지역별로 다른 변화와 재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향후 30년 단위로 전망자료를 내놨는데 기온은 1~1.5℃ 상승, 강우량은 10% 이내로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유출량은 10~12%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봄철에는 30% 감소, 여름에는 2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년변동(經年變動·십여 년 이상에 걸쳐 비교적 단조로운 상승 또는 하강이 일어나는 자연 현상의 변화를 말함) 강수량을 봤을 때는 한강 유역이, 극한 홍수량은 영산강 유역에서 증가율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강수량에 의한 가뭄은 낙동강이 가장 심할 것으로, 물 부족은 금강 유역에서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향후 지역별로 서로 다른 물 재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동서변화 경향이 컸던 것이 남북 경향으로 변하는 등 기존 IPCC 4차 보고서와 향후 발표되는 5차 보고서 사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현재 수십 개의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기후변화는 인정하고 있지만 어떤 시나리오를 믿고 따라가야 할지는 지역적 편차가 커서 실무적으로 쓰기엔 굉장히 어려움이 많다. 기후변화로 강우량이 변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 설계 기준을 이렇게 변경 해야겠다 하는 등의 정량적 예측은 아직도 시기상조라고 본다. 따라서 그 기후변화 시나리오의 총체적인 변화를 가지고 윤곽을 정해 계획을 세우는 정도가 현재의 기술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숫자가 중요하기 보단 패턴이 중요하고 그 패턴을 어떻게 끌고 가서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기준이나 기술에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물 관리 적응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 워낙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면서 물 관리 적응에 대한 대책은 시행착오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계획했던 대로 진행되기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그렇게 때문에 이런 비정상적인 분위기에서는 번거롭더라도 매번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것이다. 특히 수자원 분야에서는 저감이 아니라 적응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 대한 관심도 적고 투자도 부실하기 때문에 앞으로 여기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이해당사자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본부장께서는 현재 K-water 물 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어느 해보다 가뭄과 홍수로 어려움이 많은 한해였으리라 생각된다. 이번 포럼을 개최하게 된 배경은.
“올해는 100여년만의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었다. 또한 50년 만에 4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직접 상륙했으며 사상 최초로 3개의 태풍이 연속해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등 어느 해 보다 물 관리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따라 전국의 물 관련 전문가들을 모시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올해 물 관리 현황을 되짚어 보고 향후 더 나은 물 관리 방안 마련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조언도 듣고 싶어 이번 포럼을 개최했다.”

 

-104년만의 가뭄, 4개의 태풍 한반도 상륙 등으로 유독 물관리가 어려웠을 것 같다. K-water는 어떤 일들을 했나.
“올해 홍수기 전 가뭄 때는 가장 먼저 가뭄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해 추가적으로 댐 용수와 광역 상수도를 공급했다. 또한 수돗물로 만든 식수 10만 여개를 비상 지원하는 등 물 부족 해소에 있는 힘을 다했다.
또한 지난 8월 폭염으로 인해 한강수계 등에 녹조가 발생했을 때는 충주댐과 보에 저수된 물 1.4억㎥을 추가 방류해 팔당호 조류 농도를 약 70%까지 저감시키는 등 수질 개선에 힘썼다.

  그리고 8~9월, 집중호우를 비롯한 3개의 태풍이 연이어 영향을 줬을 때는 충분한 사전 준비와 적절한 댐·보 운영으로 큰 피해 없이 홍수를 이겨낼 수 있었다. 그 결과 홍수기 말에는 댐 운영 이래 최대 저수량인 98.4억㎥의 물을 저류시켰다. 이로써 내년 홍수기 전까지 충분한 물 공급을 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올해와 같이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 가뭄과 홍수가 보다 자주 강하게 발생할 것이다. 이제 물 관리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물 안보’의 개념으로 격상되는 상황이다. K-water는 첨단 ICT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과학적 물 관리 시스템을 토대로 하천의 댐과 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통합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들이 물로 인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물 관리 전문기업으로써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연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