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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발암물질’인 석면과 동일한 위험성이 있는 일부 나노물질이 아무런 규제 없이 생산·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상민(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나노물질에는 석면과 동일한 위험성이 있음에도 정부가 이에 대한 아무런 규제장치를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석면은 폐암이나 악성 종피종을 일으킬 수 있어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김 의원에 따르면 나노물질 중에는 크기가 미세하고 반응성이 높은 것들이 있어,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침투되거나 피부를 통해 흡수될 수 있다. 특히 나노물질의 한 종류인 ‘탄소나노튜브(CNT)’를 사람이 흡입할 경우 석면을 흡입하는 것과 동일한 위험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해외에서 발표된 바 있다.
국내에서도 2009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한국생활환경시험 연구원에 의뢰해 은나노 입자의 흡입독성을 시험했다. 당시 식약청은 시험 결과 동물실험에서 폐와 간에 독성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8명이 사망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의 경우에도 살균제의 PHMG와 PHG 성분이 가습기를 통하면서 나노단위로 분해돼 폐에 침투했고, 그로 인해 폐가 딱딱하게 굳는 섬유종이 발생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마켓에서 유통되는 나노관련 제품은 4만1509개에 달한다”면서 “그러나 나노제품을 관리하고 정확한 제품을 제공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 나노물질에 대한 관리감독은 커녕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조차 제대로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재 유럽연합과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나노물질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특별한 규제체계가 없다”며 “정부는 나노물질에 대한 안전성 확보와 국민건강 등에 대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노물질= 10억분의 1 수준의 정밀도를 가진 극미세가공 기술로 만들어진 1~100 나노미터(nm) 정도 크기의 물질을 말한다. 나노미터는 1미터(m)의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다. 나노물질은 크기가 큰 입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우수한 특징을 가진다. 때문에 전자, 생활용품, 식품, 항공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탄소나노튜브(CNT), 이산화타이타늄(TiO2), 이산화규소(SiO2) 등이 이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나노 생산력은 세계 2위, 기술력은 세계 4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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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