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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방파제 기능을 하는 바닷가 모래 언덕에 나무를 빽빽하게 심을 경우 태풍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침식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충남과 전북 일대 해안사구 52개소의 침식정도를 2010년부터 최근까지 추적 조사한 결과, 인위적으로 조성한 해안림이 침식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안사구는 바람에 의해 이동한 바닷가 모래가 모래사장 뒤에 쌓이면서 만들어진 모래언덕이다.
과학원에 따르면 2010년 태풍 ‘곤파스’가 한반도를 통과한 후 ‘강한 피해’를 입은 5개 해안사구(9.6%)는 모두 해안림이 과도하게 조성됐거나 인공 구조물이 설치된 곳이었다.
침식 정도가 약한 사구는 대부분 겨울철을 지나면서 회복됐으나, 강한 침식을 받은 곳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침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과학원은 “사구에 주로 심는 ‘곰솔’(소나무과 상록침엽수 중 하나)이 10~15m에 달하는 키(10~15m)에 비해 뿌리 깊이는 2~3m로 얕아, 강한 바람에 잘 부러지고 쓰러져 침식을 가중시켰다”고 분석했다.
특히 침식된 사구가 회복되려면 모래가 날아와 다시 쌓여야 하지만, 곰솔림이 조성된 사구는 풍속이 약해 모래가 쌓이지 않았다는 것. 같은 해안사구에서 곰솔림 앞쪽의 연평균 풍속(1.08㎧)은 초본(草本)지역(2.4㎧)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모래를 이동시킬만한 유효풍의 비율도 곰솔림 조성 사구가 17%가량 낮아 복원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 초본사구와 곰솔림 조성 사구의 유효풍 비율
충남 서천군 다사리 사구의 경우 모래가 쌓이지 않아 2년 동안 해안선이 최대 5m까지 후퇴했다.
▲ 해안선이 후퇴한 사구 모습 (충남 서천군)
▲ 쓰러진 곰솔나무 (충남 태안군)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해안사구와 해안림은 모두 자연재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지만, 사구에 인위적으로 심은 나무는 재해 예방에 적합지 않다”면서 “자연방파제인 해안사구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식재보다 자연식생을 회복시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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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