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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s·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 시행 이후 육상태양광 시설에 대한 환경적·사회적 갈등이 불거지자, 그 대안으로 수상태양광 발전 사업이 거론되고 있다.
KEI(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는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수상태양광 발전사업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수렴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의 환경적 고려사항, 경제성 분석, 정책화 방안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RPS제도는 발전(發電)회사가 연간 전력생산량의 일정 비율(2012년 기준 2%)을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발전·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정부는 친환경적 신재생에너지 산업 활성화를 위해 올해 1월 이 제도를 도입했다. RPS제도 시행에 따라 기업들은 건물 옥상·임야 등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기 시작했으나, 이 과정에서 산지훼손·생태계교란 등의 환경적 문제와 지역주민 반발 등 사회적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KEI는 대안으로 댐의 저수면 등을 활용한 수상태양광 발전에 대한 연구를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해 왔다. 노태호 KEI 연구위원은 “수상태양광 발전은 육상태양광 시설설치에 따른 갈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효율적 국토관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시범사업 환경영향 無… 규모 확대될 경우 추가 조사 필요”
전동준 KEI 연구위원은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의 환경적 고려사항’에 대한 발표에서 “낙동강 합천댐 정수역에 500kW급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시범사업을 해 본 결과, 그에 따른 환경영향(수질·생물다양성 등)은 매우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KEI는 수상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이후 합천호 일대 5개 지점과 합천댐 하류 1개 지점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시간차를 두고 4차례 환경영향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수질, 동·식물에 대한 특별한 환경적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전 연구위원은 그러나 “향후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이 (현재 규모보다) 확대될 경우 입지면적 증가에 따른 추가 영향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조사·분석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그러면서 “자연생태계는 지리·지역적 특성에 따라 생물분포가 다르기 때문에, 합천댐 지역에서의 결과를 일반화해 적용하기 보다는 각 지역마다 생태적 특성을 조사·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 가치 높지만 사업성↓…“정부 지원 필수적”
강광규 KEI 선임연구원은 ‘수상태양광 발전시설 경제성 분석’ 발표에서 “수상태양광 발전 사업은 경제성은 있지만 수익성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정부의 막대한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성’은 국가·사회 전체의 관점에서의 사업 타당성을 뜻한다. 경제성에는 환경보호 등 공익적 가치가 반영된다. 반면 ‘수익성’은 개인 또는 사업자 입장에서 사업의 타당성을 의미한다. 이때는 공익적 가치가 아닌 비용효율성이 중시된다.
강 선임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수상태양광은 kW당 초기비용이 22억6000만원으로 임야태양광(18억9400만원), 옥상태양광(17만6900만원)보다 높다. 연간 유지비용도 2200만원으로 임야(1800만원), 옥상(1700만원) 대비 많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환경가치 비용 측면에서는 수상태양광이 임야태양광보다 경제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야태양광은 설치·일조량 확보를 위해 산림을 훼손시키는 데 대한 비용(㎡당 2640원/년)이 발생하는 반면, 수상태양광은 그에 따른 환경가치 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
강 선임연구원은 “경제성은 있는데 수익성이 없을 경우 사회적으로는 바람직한 사업이지만 사업자는 손해를 보게 된다”면서 “이런 경우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일정부분 보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상태양광 발전에 대한 사회적 합의 구현이 중요”
노태호 KEI 연구원은 ‘법·제도 검토 및 정책화 방안’ 발표에서 “(수상태양광발전에 필요한) 댐 저수면 활용과 관련해 환경정책기본법 등 총 17개 법령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수상태양광발전 시설물의 설치·운용을 위해 법 개정은 불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법 개정보다는 중앙정부, 지자체, 시민, 사업자, 지역주민 등 이해당사자 참여형 거버넌스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구현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수상태양광발전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의 인식 전환과 함께 사전예방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에 입각해 기존 제도·법률의 유연한 해석과 적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질오염 가능성 검토 필요”…“재생에너지 비중 높이려면 서둘러야”
이어진 토론에서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정책기획국장은 “수상태양광 시설이 노후화 됐을 경우 거기서 발생할 수 있는 중금속이나 수질오염 문제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형근 건국대 교수는 “태양광 발전시설에 수분이 침투할 경우 산화과정이 가속화돼 내구성이 약해지면 육상태양광보다 수명이 짧을 수 있다”면서 “수분침투를 최소화한 수상태양광 발전 제품을 개발한다면 좋은 수출 상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항 국민일보 환경전문기자는 “지금 정부가 세우고 있는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원전 확대는 암묵적으로 불가피한 상황이다. 재생에너지 공급을 갑자기 늘리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사회·환경적 갈등으로) 원전 확대가 불가능해질 경우 그 공백을 석탄화력발전에 의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상태양광이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데 조금이라도 기여가 된다면 빨리 서두르는 것이 다른 어떤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현장 인터뷰> 노태호 KEI 환경평가연구실 연구위원
-육상태양광으로 인한 환경·사회적 갈등, 어떤 상황인가.
“가장 큰 문제는 산림훼손이다. RPS제도가 시행되면서 발전기업들이 발전량의 일정부분을 신재생에너지로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들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는 유휴농지는 면적이 제한적이다. 때문에 산지로 들어가 산림을 훼손하면서 태양광발전을 하기 시작했다. 그 시설을 운영하면서 토사유출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산림을 훼손하면서 CO₂흡수효과를 감소시키는 것도 문제다. 정부가 RPS제도를 시행한 것도 ‘친환경적’이라는 점 때문인데, 이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지역 주민들의 거부감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수상태양광 기술이 우리나라에도 있나.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나.
“국산 기술이 있다. 합천댐에 설치한 500kW급 발전시설은 상용화된 것으로는 세계 최대시설이다. 수상태양광 발전 기술 자체가 이제 막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도토리 키 재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기술적 측면이 좀 더 안정될 경우 수출산업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수상태양광 발전에 국가 재정까지 투자할 가치가 있나.
“그렇게라도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나가지 않으면 친환경적 에너지를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 비중 확대는 이제 한계에 직면했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의 RPS제도는 상당히 필요한 정책이다. 풍력 발전은 입지적 제한과 백두대간 훼손 등 문제가 있다. 조력 발전도 상당한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RPS제도를 충족시키면서도 환경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수상태양광을 고려해 보자는 것이다. 수상태양광 발전을 추진할 때 가장 갈등이 예상되는 것은 상수원 보호구역 설치 문제다. 일단 그런 문제가 없는 곳에서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사전예방원칙(precautionary principle)
확실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심각한 환경파괴의 위험이 있을 때에는 예방을 위해 적극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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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