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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나라의 하천 복원 사업이 수질관리에만 지나치게 집중돼 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대로 된 하천 복원을 위해서는 수질뿐 아니라 유량, 생물다양성, 동식물 서식지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화학적 기준에 맞춘 수질관리에만 초점을 맞춘 탓에 생물다양성과 서식지가 크게 파괴됐다는 것이다.
황순진 건국대 교수는 지난 14일 열린 ‘2012 KEI(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제 물 심포지엄’에서 “한국 정부는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유기물질 관리 등 수질관리에서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BOD 농도가 낮은데도 조류 현상이 나타나고, 하천의 절반 이상이 생태학적으로 손실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부분 하천의 BOD는 리터(ℓ) 당 2㎎ 이하 수준으로 좋은 편이다. 인(P) 농도도 다른 OECD 국가들보다 상황이 좋다. 보통은 이처럼 BOD 농도가 낮을 경우 조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그러나 올여름 낙동강·한강 등에서는 심각한 조류현상이 나타나 큰 문제가 됐다. 그는 “한강은 특히 BOD 농도가 낮아 조류 발생 가능성이 적은데도 조류가 발생했다”며 “그 원인을 놓고 논란이 많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화학적 기준 중심의 수질 관리를 하는 동안 하천 유역 생태계도 크게 파괴됐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하천의 55%가 생태적으로 손실됐다. 황 교수는 “수로변경·인프라 건설 등은 엄청난 면적의 습지를 파괴하고 서식지 단편화로 이어졌다”며 “한국의 많은 하천이 수상생물 서식지로 더 이상 적합한 곳이 못 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화학적 기준을 이용한 수질관리는 모든 생태환경을 반영하기에 부족하다는 비판이 1980년대 미국과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며 “국내에서도 이 점을 인식, 2000년대부터 수서생물을 반영한 생물평가 방법이 개발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환경부를 중심으로 콘크리트로 덮여 있던 작은 도심 하천들을 다시 복원하고, 다양한 생물종을 적합한 서식지로 돌려보내 주는 등 포괄적 하천관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복원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 설문조사 결과 “水공간은 친환경적으로 개발돼야”
KEI 이병국 박사는 “4대강 사업 이후 물 환경과 관련된 시민 인식을 조사한 결과 정부가 많은 투자를 했음에도 4대강 주변 지역 주민들은 ‘지역 문화 활동에 별 다른 변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에 따르면 대부분 응답자들은 하천 개발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으로 ‘수생태계 복원’을 꼽았다. 또, 하천 개발을 할 때 지역경제 활성화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수(水)공간은 친환경적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한편, ‘생태하천과 물 문화’를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KEI와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공동 개최했다. 국내 하천·물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미국, 영국, 일본의 전문가들이 참가해 생태복원과 물 문화 등과 관련된 물 관리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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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