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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주택용 전기 누진제를 현행 6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할 방침이라고 7일 밝혔다.

 

누진제도가 축소될 경우 올여름의 경우처럼 전기를 일정량 이상 사용하면 요금이 갑자기 폭등하는 ‘전기료 폭탄’은 방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력사용량이 적은 1단계 사용자들의 전력요금은 지금보다 오를 것으로 전망돼 논란이 예상된다.

 

현행 주택용 요금제는 월 100kWh 단위로 총 6단계 누진을 적용하고 있다. 1단계와 6단계의 누진율 차이는 11.7배에 달한다. 누진제가 도입된 1973년 당시 1~3단계는 전력사용량이 적은 서민층을 위해 원가이하의 낮은 요금을, 4단계 이상은 전력소비 절약 유도를 위해 원가 이상의 판매단가를 적용했다는 것이 한전 측의 설명이다.

 

즉, 주택용 전기 사용량이 많은 고객이 적은 고객의 요금 일부를 보조하고 있는 셈이라는 것.

 

한전 측은 “지난 7월 주택용 고객의 87%가 1~3단계에 속해 원가 이하(원가회수율 66.3%)의 판매단가를 적용받았다”고 설명했다. 월 357kWh 이상의 전기를 사용한 나머지 13%는 원가보다 6.4% 높은 비용을 지불했다. 즉, 발전원가를 100원으로 볼 때 월 357kWh 이하를 쓴 사람은 66원만 냈고, 그 이상 쓴 사람은 164원을 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누진제가 3단계로 축소될 경우 전기를 조금 쓴 1단계 가구의 평균요금은 올라가고 4단계 이상에 속하는 가구의 평균요금은 내려가 둘 사이의 요금단가 차이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한전 관계자는 “현행 누진제는 가전기기 보급 확대, 1인 가구 급증 등 소비패턴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가전기기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력사용량이 300kWh를 초과하는 가구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요금제는 이에 맞게 변화하지 않은 것이 ‘전기료 폭탄’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또한 당초 100kWh 이하에 값싼 전기료를 책정한 것은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최근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이같은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전 실태조사 결과 1단계 전기료 사용고객의 대부분은 1인 가구(42%)와 비주거용고객(42%)이 차지하고 있었고, 저소득층은 약 10%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겨울철 전기난방 사용이 많은 저소득층이 오히려 누진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전 측은 “향후 전력수급상황과 전력사용량 증가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정부와 협의해 오는 2015년이나 2016년부터 바뀐 누진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서령 기자 koseor@onkweather.com